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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 탐사, 국가 GDP 증가시키는 시대 올 것…국가간 협력은 필연적”
이노베이트 코리아 2019 기조연설
아나톨리 페트루코비치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우주과학연구소장
아나톨리 페트루코비치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우주과학연구소장은 10일 헤럴드경제 주최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19’에서 ‘21세기 지구를 넘어’(Beyond earth in 21th century : the Moon)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인류는 반드시 우주로 향하게 돼 있습니다. 달은 단지 한 걸음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구 궤도는 민간이 지배하게 되고 심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국가간 협력은 필연적입니다.”

러시아 우주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 비행에 성공한지 60여년 만에 전 세계가 새로운 우주 개발 시대로 돌입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1972년 이후 중단된 달 탐사를 재개한다. 러시아도 루나 24호를 마지막으로 1976년 막을 내린 달 탐사 사업인 루나 프로젝트를 다시 추진한다.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들도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위기감이 감돈다. 우리나라의 우주기술은 일본은 커녕 지난 1월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한 중국보다 한참 뒤쳐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한국이 가질 수 있는 선택지는 사실 많지 않다.

아나톨리 페트루코비치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우주과학연구소장은 10일 헤럴드경제 주최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19’ 기조연설에서 “그 누구도 50년 전에는 미국이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을 가기 위해 러시아의 로켓을 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없었다”라고 반문하며 “우주 광물 채취, 우주 관광 등 앞으로의 우주개발은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 우주물리학과 교수인 아나톨리 소장은 러시아 최고 학술기관인 러시아과학아카데미에서 28년간 연구원으로 지냈다. 이후 지난해 12월 그는 우주과학연구소장으로 취임했다. 우주과학연구소는 러시아 연방우주청의 우주개발 사업을 비롯한 러시아의 과학 연구개발(R&D)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현재 1300여명의 직원이 있다.

아나톨리 소장은 “사람 3명이 지구 저궤도를 왕복하는데 600억원이 든다. 사람 3명이 달을 왕복하는데는 1조2000억원이 든다”라며 “사람 3명이 화성을 왕복하려면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뿐만 아니라 실패 위험도 커진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우주로 나아가야만 한다”라며 지난 70년간 이뤄진 러시아의 북극 탐사연구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러시아 GDP의 12%가 러시아 북극의 자원 채취 등에서 나온다.

아나톨리 소장은 “북극은 인간이 거주하기에는 얼음이 결빙돼 있는 매우 거친 공간”이라며 “그런데 러시아는 400년 전에는 선박을 타고, 1970년대에 이르러는 비행기로 북극에 갔다. 이제는 여행객들이 수천만원을 지불해 크루즈선을 타고 북극을 여행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북극 탐사의 첫 걸음을 떼지 않았다면 이는 불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우주과학연구소는 당장 2021년에 루나 25호를 발사해 달의 남극 착륙 시험에 돌입한다. 2025년도에 달에 가는 루나 26호는 달의 남극에 착륙한 뒤 표면 아래로 1~2m를 뚫어 암석 시료를 채취할 예정이다. 2027년 발사하는 루나 28호는 달의 극지에서 극저온 샘플 회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나톨리 소장은 “2025년까지 보내는 루나 25·26·27호 달 탐사 사업에 대한 예산은 승인이 난 단계”라며 “이어 루나 28호·29호 달 탐사 사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 이 탐사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의 협력도 고려하고 있다”고 내비쳤다.

앞서 그는 헤럴드경제와의 이메일 단독 인터뷰에서도 “최근 달의 남극과 북극 주변 분화구에 얼음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나왔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달은 심우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물로 된 얼음은 달 탐사대가 식수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을 분해해 수소는 로켓 연료로, 산소는 숨을 쉬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달 식민지 건설이나 심우주 탐사에 필요한 자원을 달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아나톨리 소장은 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한국천문연구원 이형목 원장과 최영준 우주과학본부장과 천문연구 협력을 위한 라운드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앞으로 먼 우주 탐사를 둘러싼 국제협력은 필수조건”이라며 연구소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현재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우주과학연구소는 유럽우주국(ESA)이 오는 2020년 발사를 준비 중인 화성 탐사선 엑소마즈(ExoMars)의 착륙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또 우주과학연구소는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행성물리학연구소와 전자기 스펙트럼의 X레이 대역에서 우주를 관측하기 위한 천체우주망원경(Spektr-RG)도 개발하고 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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