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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성신장병 환자, 수박도 삼계탕도 ‘조심조심’

  • 기사입력 2019-07-0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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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과일 참외·자두도 피해야 ‘여름이 괴로워’…
물도 많이 마시면 호흡곤란 올 수도



#콩팥병을 앓고 있는 자영업자 강모(55)씨는 요즘 날이 더워지자 수박을 먹는 일이 잦아졌다. 식당에 가면 수박이 후식으로 나오고 집에서도 아내가 요즘 수박이 싸다며 자주 사와 거의 매일 수박을 먹고 있다. 그런데 어제 밤 자다가 다리 근육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어 한 동안 잠을 못 이루고 마사지를 해야 했다. 강씨는 문득 의사가 콩팥병 환자에게는 수박처럼 칼륨이 많이 들어간 과일은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떠올랐다. 연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수분 보충을 위해 물이나 수박 등을 찾는 사람이 많다. 이런 음식은 수분을 많이 함유해 탈수를 막아주는데 도움이 되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는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어 적정량만을 섭취해야 한다.

초기 증상없는 ‘신부전’, 놔두면
회복 불가능한 ‘만성신부전’으로


콩팥(신장)이란 주먹만한 크기의 장기지만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인체에 있는 수분과 전해질을 적정 상태로 유지하고, 신진대사 후 축적된 대사산물을 여과해 소변으로 배출하기도 한다. 또 혈압조절, 혈액 생성에 관여하는 물질인 에리스로포이에틴 생성 및 비타민 D 활성화 등에도 관여한다.

이런 콩팥의 기능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나빠진 것을 ‘신부전’이라고 하는데 급성신부전과 만성신부전으로 나누어 진다. 급성신부전은 대부분 일시적인 신장 기능 악화로 치료에 의해 회복이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만성신부전은 신장 기능의 회복이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보통 신장 기능의 이상이 3개월 이상 될 경우를 만성신부전(만성 콩팥병)이라고 진단한다.

만성신부전의 원인으로는 사구체 신염, 고혈압, 당뇨병, 기타 요로 질환 및 요로 감염 등이 있다. 박철휘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최근에는 당뇨병에 의한 신부전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하지만 이런 질환들에 의해 신장 기능의 감소가 있어도 증상이 없을 수 있어 말기 신부전이 될 때까지 모르고 지내거나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졸음, 피로, 구역질, 구토, 수면장애, 가려움증, 혼미 등의 ‘요독증상’을 경험하거나 창백해지고 계단을 오를 때 쉽게 숨이 차기도 하고 소변의 양이 줄어 몸이 붓고 식욕이 저하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만성 신부전을 의심해 봐야 한다.

문제는 한 번 나빠진 콩팥의 기능은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경환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손상된 콩팥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다만 당뇨와 고혈압처럼 만성 콩팥병도 잘 관리를 하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증상별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분 배출 능력 떨어져,
물은 종이컵 2~3컵이 적당


우선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환자는 혈당과 혈압을 조절하면서 합병증이 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약 신장 합병증이 발생했다면 증상에 맞는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부종이 나타나면 이뇨제를, 혈압에 이상이 있으면 혈압약의 조절이 필요하며, 빈혈이 생기면 조혈호르몬을 추가해야 한다. 이후에도 증상이 악화되면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의 대체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콩팥의 기능이 떨어지면 수분 배설 능력과 소변량이 줄어들어 체내 노폐물이 혈액 속에 축적되기 쉽다. 이런 상태에서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물을 체내로 배출하지 못해 몸이 부을 수 있다. 이는 고혈압이나 폐부종의 위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정 교수는 “소변량이 줄고 부종이 심한 만성 콩팥병 환자는 덥다고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고혈압, 폐부종 등이 발생해 호흡곤란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1일 소변량이 1000cc 미만이거나 부종이 있다면 1일 수분 섭취량을 ‘전날 소변량 + 500~700cc (종이컵 2~3컵)’ 정도로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특히 음식을 짜게 먹을수록 물을 많이 마시게 되기 떄문에 식사는 염분을 최대한 줄여서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칼륨 많은 과일은 고칼륨혈증 유발
단백질 적게 섭취…열량은 충분히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칼륨 배설 능력도 저하된다. 칼륨이 많이 함유된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먹게 되면 고칼륨혈증이 생겨 근육마비, 부정맥, 심하면 심장마비까지 올 수 있다. 때문에 칼륨이 많이 함유된 여름 제철 과일인 수박, 참외, 토마토, 자두, 바나나 등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여름철 더위에 지친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섭취하는 여름철 대표 보양식 중 하나인 삼계탕 역시 주의해야 한다. 콩팥 기능이 정상인 경우에는 단백질을 소화시킨 뒤 콩팥을 통해 잘 배설하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는 배출 능력이 떨어져 콩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정 교수는 “3~4단계의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권장되는 단백질 양은 건강한 정상인의 절반 정도”라며 “단백질은 적게 섭취하되 열량은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더불어 더운 여름에는 과격한 운동보다는 산책같은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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