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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니클로 추격하던 데이즈…年 매출 5000억 고지 앞두고 '주춤'
-토종 SPA 가운데 유일하게 5000억 매출 넘봤으나
-가격ㆍ디자인 면에서 경쟁 SPA에게 밀려 성장 정체
-상품 운영 효율 높이고…주력 상품에 집중해 돌파구 마련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이마트의 자체 의류 브랜드 '데이즈'는 몇 년 전만 해도 글로벌 SPA(제조·직매형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의 독주를 무너뜨릴 대항마로 평가받았다. 토종 SPA 가운데 유일하게 연 매출 5000억원 고지를 넘보며 유니클로에 이어 국내 SPA 매출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SPA 브랜드가 늘어나며 경쟁이 심화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패션 전문 온라인몰이 강세를 보이면서 매출 증가세가 둔화됐다. 이에 따라 데이즈가 성장 정체기를 넘을 묘안을 내놓을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데이즈의 연 매출은 4년 째 4500억 원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즈 매출은 2009년 2002억원으로 출발해 2014년 3500억원을 넘어섰고, 2015년엔 45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고속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6년 4680억원을 기록해 4% 신장하는 데 그쳤고, 2017년에는 4% 역성장했다. 지난해에도 5000억원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데이즈가 매출 정체 상태에 빠진 것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패션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유니클로 돌풍 이후 흩어져있던 패션 자체상표(PB)를 통합해 2009년 데이즈를 선보였다. 대형마트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전국에 149개의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몸집이 커졌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SPA 브랜드와 차별화할 요인을 찾지 못했다.

유니클로가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자라·H&M 등이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입지를 굳히는 동안 데이즈는 고급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 사이 무게중심이 '무신사'·'W컨셉' 등 온라인 쇼핑몰과 '인스타마켓'·'블로그마켓'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데이즈는 1차적으로 가격과 디자인 면에서 다른 SPA 브랜들과의 경쟁에서, 2차적으로는 더 개성이 강한 상품으로 승부하는 온라인 쇼핑몰들에게 밀려났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자체 의류 브랜드 '데이즈' [헤럴드경제DB]

데이즈는 매출 정체를 극복할 성장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먼저 가격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데이즈는 남성복과 여성복을 구분해 원단을 결정하고 옷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올해 가을·겨울 시즌부터 이 같은 방침을 바꾸기로 했다. 남성복과 여성복을 통합 기획해 공통적으로 쓸 수 있는 원단을 찾아 생산 원가를 낮추고 발주량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데이즈의 브랜드 정체성도 더욱 확고하게 정립하기로 했다. 데이즈는 여태까지 의류·잡화 등 각 팀별로 시즌 테마를 기획해 관련 행사를 진행했다. 가령 의류팀은 '데님 대전', 언더웨어팀은 '언더웨어 대전' 등을 개별적으로 선보이는 식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남성의류·언더웨어·스포츠 등을 한꺼번에 묶어 통합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베이직한 상품을 가성비 있게 판매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더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상품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 전체 상품 수는 줄이고 일부 주력 상품의 색상을 늘렸다. 미리 다음 시즌 트렌드를 분석해 '대박' 날 상품을 예측하고 색상을 확대한다. 또 '9900데님'과 같은 초저가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리사이클 원단을 사용한 '업사이클링 폴로티셔츠'와 같은 친환경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박정례 데이즈 상무는 "데이즈는 초저가 데님, 경량 다운 베스트, 라르디니 컬래버레이션 재킷 등 인기 아이템을 배출했다"며 "올해는 과거 인기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베이직하고 가성비 높은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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