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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보혁 갈등으로 ‘만신창이’ 되는 교육계

  • 기사입력 2019-07-0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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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갈등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크고 작은 갈등은 불가피하겠지만, 한국사회의 갈등을 보면
참으로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 한국사회에서 통합과 화합이 화두가 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정작 사회는 첨예한 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19~75세의 성인 3083명을 대상으
로 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8명 가량은 전반적인 사회갈등이 심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 응답자의 87%가‘ 진보와 보수간 이념 갈등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통합과 화합을 가장 많이 외치는 정치권은 물론 최근 교육계는 쟁점 사안마다 진보와 보수, 보수와 혁신세력 간의‘ 편가르기’ 식 갈등으로 제 갈길을 잃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최근 자율형사립고 재지정을 놓고 학생과 학부모, 시민단체, 교원단체, 심지어 정치권까지 나서 해묵은 교육이념 논쟁을 펼치고 있다.

한국사 국정교과서 사태와 무상급식, 고교무상교육, 사립유치원 회계투명성 강화까지 굵직한 교육정책을 다룰 때마다 거듭됐던 보수와 진보 간
소모적인 이념 논쟁이 또 다시 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교육문제를 더 이상 정파적 입장에서 다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교육계 내에선 문재인 정부
의 자사고 폐지 배경에는 진보진영이내세운 대안적 교육브랜드인‘ 혁신학
교’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깔려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주창하고 박근혜 정부에서 존치 결정을 내렸던 자사고 제
도를 적폐청산 차원에서 폐지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한 대학의 교육학과 교
수는“ 정권마다 정치색 짙은 교육정책을 국정과제로 내세우다보니 교육정
책이 일관성을 이루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자사고 폐지와 혁신학교
등은) 단기적으로 적폐청산 하듯 접근하기 보다는 국가교육위원회나 정책
숙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중·장기적 과제”라고 지적했다.

사실 자사고 폐지 문제의 핵심에는 수월성과 평등성을 바탕으로 한 논쟁이 존재한다. 자사고 존치론자들은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과 학습 효율성을 강조하지만, 폐지론자들은 자사고가 고교서열화를 조장하고 교육비 부담
을 가중시킨다고 비판한다.

이같은 수월성·평등성 논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지난 1979년이다. 그해 시험이 아닌 추첨을 통해 학교를 배정하는 고교평준화 정책이 시행됐다. 고교평준화는 고교입시를 위한 과열경쟁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추진됐지만 고교교육의 하향 평준화의 주범이라는 논란이 거셌다. 

결국 고교평준화에 대한 불신은 김대중 정부가 특수목적고(특목고)를 확대하게 만들었고, 이명박 정부에 와서는 자사고 지정제도로 이어졌다.

보수진영에서는 학습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수월성에 초점을 맞춰 자사고와 특목고 체제를 지지한다. 지난 2014~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1기 자사고 재지정 평가 당시에도 진보교육감들이 나서 자사고 지정취소를 추진했으나 교육부는 모든 자사고를 존치시켰다.

반면 진보진영에서는 창의성과 민주시민정신을 강조하는 평등성에 무게를 두고 자사고와 특목고 폐지를 외치는 대신 혁신학교를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입 위주 교육 대신 자율성·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등을 감안해 문재인 정부는 자사고 재지정 기준점수를 5년 전보다 10점 높이는 등 단계적으로 자사고 폐지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재지정 기준점수 상향이나 평가항목, 배점보다는 정책추진 과정에 다소 아쉬움이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인 김상곤 전 사회부총리는“ 고교 서열화 문제를 야기하는 (자사고) 고교체제를 개선해 경쟁 중심의 교육 패러다임을 변경하겠다”면서“ 엄정한 성과평가와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통해 일반고로의 단계적 전환을 유도하는 동시에, 충분한 의견수렴과 사회적 합의를 거쳐 고교체제 개편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사고 폐지 문제를 놓고 충분한 의견수렴이나 사회적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교육정책과 제도의 수립은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 속에서 다뤄야 한다. 정치를 지향하는 교육자들이 교육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 실현의 도구로 삼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는 것이다. 

박세환 사회섹션 사회팀 차장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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