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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변 폐기, 北 불가역적 비핵화”…美 핵전문가, 文대통령과 온도차
“美정부와 공유된 입장인지 의문”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공개한 지난달 상업용 위성사진을 통해 촬영된 영변 우라늄 농축공장 일대 모습. [연합]

미국 전직 관료와 핵전문가들은 북한 영변 핵시설을 완전히 폐기하더라도 불가역적 비핵화단계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뉴스통신사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영변 핵시설이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핵의 불가역적 단계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온도차가 나는 대목이다. G20 정상회의 뒤 이어지는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비롯해 향후 한미 간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역임한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는 “영변 핵시설을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한다고 해도 문제는 북한 핵 프로그램 폐기 여부”라며 “핵 목록이나 신고가 없는 상황에서 영변 핵 폐기를 핵 프로그램 폐기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27일 보도했다.

그는 “영변은 북한의 모든 플루토늄이 생산되는 곳으로 영변 핵시설을 사소한 것으로 간주하지는 않겠다”면서도 “북한이 영변 외 시설을 포함한 완전한 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에는 정확한 분석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영변이 북한 핵 프로그램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플루토늄과 관련한 핵심시설이기는 하지만 또 다른 한축인 고농축우라늄(HEU)과 관련된 시설들이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영변 폐기만 갖고 불가역적 비핵화단계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힐 전 차관보는 특히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와 공유하고 있는 입장인지 모르겠다”며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 핵전문가들도 유사한 평가를 내놓았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이 “영변 핵시설 폐기는 환영할만한 중요한 첫걸음이지만 충분치 않다”며 “영변 이외의 우라늄 농축능력, 무기 제조ㆍ시험시설, 무기를 포함한 나머지를 완료하기 위한 약속과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토비 달튼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핵정책프로그램 국장도 “영변 이외에 있는 여러개의 우라늄 농축시설과 미사일 생산시설 등 장소를 불문하고 광범위한 주요 핵 프로그램 시설들을 포함해야 한다”면서 “영변 폐기에만 집중하면 이 같은 주요 핵 프로그램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 행정부 역시 같은 입장이다. 미국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때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 대신 제재완화를 요구하자 ‘영변 플러스 알파(α)’가 있어야 상응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며 이는 하노이 노딜의 직접적 배경이기도 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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