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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軍 ‘정훈’병과 70년만에 역사 속으로…軍 정치적 중립성 되찾나

  • 기사입력 2019-06-25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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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정훈병과 처음 창설

-2019년 공보정훈으로 바꿔

-정훈교육 정치적 편향 논란

-특정 정치인 종북세력 규정도


국방부는 2013년 4월 1일 국방부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방정신교육원(현 국방정신전력원) 설립 추진 사실을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군에 정훈(政訓) 병과가 창설된 지 올해로 70년을 맞은 가운데 25일 병과 명칭이 ‘공보정훈’으로 변경됐다. 군 창설 이후 70년간 유지된 ‘정훈’이라는 명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국방부는 25일 정훈 병과 명칭 변경 등을 담은 ‘군인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공포됐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지난해 11월 12일 입법예고한 군인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이번에 공포된 것이다.

개정 시행령에 따라 육해공군 및 해병대의 정훈 병과 명칭은 이날부로 ‘공보정훈(公報正訓)’으로 바뀌었다.

과거 ‘정훈’에서 ‘정’자는 정치의 ‘政(정)’이었으나 이번에 바뀐 ‘공보정훈’의 ‘정’자는 ‘正(정)’으로 바뀌었다.

군 당국은 이렇게 바꾼 배경에 대해 “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말 국방부는 “정훈은 사상과 이념무장을 강조하던 시대 정치훈련(政治訓練)의 약어로 만들어졌다”며 “원활한 국민과의 소통 역할을 강조하고자 명칭을 개칭한다”고 입법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정훈’은 군 내부적으로 군 장병들의 정신교육을 담당하고, 군 외부로는 군의 존재 이유와 필요성을 홍보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정훈의 사전적 의미는 군인의 교양, 선전, 보도 따위의 일을 맡아보는 병과로 풀이된다.

◆정부, 정훈병과 뿌리 광복군에서 찾지만…=전 장병을 상대로 한 ‘정신교육’ 형태의 정훈 교육은 군인이 정신적 전투대비태세를 최고조로 유지, 뚜렷한 명분을 가지고 전투에 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무기나 전술이 아무리 훌륭해도 군인이 싸울 생각이 없다면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군인 대상의 정신교육은 시공간을 초월해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시행됐다. 그러나 현대적 의미의 정훈 활동은 소련의 정치장교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군 당국은 우리 군 ‘정훈’의 뿌리를 광복군의 정훈 조직에서 찾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광복군 총사령부에 정훈처 및 예하지대(예하 지역부대)에 정훈조가 운영됐다. 이 정훈 조직은 대일항전의 당위성과 민족의식 고양을 위한 교육을 실시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국방부에 ‘정훈국’이 설치됐고, 1949년 5월 12일 육군본부 정훈감실이 처음 발족하면서 군의 정훈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육군은 이날을 기리고자 1992년부터 매년 5월 ‘정훈의 날’ 기념식을 열고 있다.

해군 정훈병과는 1949년 5월 20일 해군본부 정훈감실이 발족하면서 시작됐다.

1948년 2월 해안경비대 총사령부에 공보실이 설치됐고, 1949년 5월 20일 해군본부 정훈감실이 참모총장 직속으로 정식 발족했다. 해군 정훈병과는 이날을 기념해 매년 5월 기념식을 연다. 이후 정훈병과는 분리와 통합을 반복하다가 1996년 현재의 해군본부 정훈공보실 체제로 재편됐다.

공군은 1950년 4월 1일 공군본부에 정훈감실을 창설했고, 1955년 4월 1일 정훈공보실로 변경했다. 2006년 정훈공보처로 바뀌었다가 2009년 4월 1일 정훈공보실로 환원됐다.

우리 육해공군 정훈 조직의 특징은 6.25전쟁 직전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6.25전쟁을 거치면서 군의 정훈 조직들은 북한 인민군과 싸워 이겨야 하는 논리 개발에 주력했으며, 6.25전쟁 이후에는 그런 분위기를 반영한 이념 교육이 더욱 확대됐다.

2000년대 전까지 군 정신교육에서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칭송하고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비난하는 이념적 내용을 주로 다뤘으며, 북한 인민군의 전력을 과대 포장하고 미군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훈교육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문제는 이러한 군 내부 정신교육 문화가 특정 정치 세력에 의해 정치적으로 활용되면서 군이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지난 몇 년 간 군 정훈 교육에서는 2008년 정부의 미국 소고기 수입에 반대한 촛불시위,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비판 시위 등에 대해 종북 세력에 의한 시위로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당시 군의 처사를 옹호하는 내용이 거론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정훈 교육에서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종북 세력이라고 규정한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 2013년 정부가 장병 정신교육 강화를 위한 국방정신교육원(현재의 국방정신전력원) 창설을 추진하자 유신정권 시절이던 1977년 9월 5일 설립된 국군정신전력학교(1999년 폐지)의 부활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도 군의 정치적 편향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날부터 새롭게 출발하는 군의 ‘공보정훈’ 병과가 과거의 어두운 역사를 넘어 정치적 중립성을 되찾기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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