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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내려간다” 불안감 조장...보험 ‘확정금리 미끼’ 영업 활개
예정이율을 확정금리로 현혹

#서울 마포의 한 자녀교육 세미나 강연장. 강연이 시작되기 전 보험설계사가 나오더니 보험 상품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수를 상대로 한 일명 ‘브리핑영업’이다. 이 설계사는 “평생 2.75% 확정금리에다 복리로 불어나 적금보다 낫다”고 홍보했다. 다음달이면 금리가 내려간다며 확정금리 상품은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사업비나 중도해지시 손실을 거론하진 않았다.

이 상품은 확정금리이긴 하지만 비싼 사업비 때문에 20년이 지나도 원금 회복이 안 되는 종신보험이었다. 또 추가납입하면 원금 회복 기간이 단축된다고 설명했지만, 추가납입시 사업비가 3%에 달해 다른 보험상품보다 월등히 비쌌다.

보험사들이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역마진 우려에 확정금리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최저보증이율을 낮추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브리핑영업이나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확정금리를 내세운 영업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조금이라도 이율이 높고 안정적인 금융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것이다.

실제로 확정금리 상품도 있지만 일부는 공시이율 적용 상품을 확정금리 상품으로 둔갑시키기도 한다. 공시이율은 보험사가 기준금리 등을 반영해 매달 금리연동형 상품에 적용하는 이율이다. 이들은 금리가 떨어져도 최저보증이율이 환급금을 보장해준다고 강조하지만 최저보증이율은 가입기간이 경과되면 단계적으로 떨어진다.

심지어 공시이율 2.4%라고 쓰여 있음에도 확정금리 5% 상품라고 홍보하기도 한다. 거치기간이 길어질수록 수령액이 불어난다는 문구만 있을 뿐, 그 어디에도 ‘어떻게 5%의 확정금리가 적용된다’는 설명은 없다.

보험사 관계자는 “간혹 설계사들이 예정이율을 확정금리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예정이율은 보험료 산출시 사용되는 이자율로 고정금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문제는 없다. 하지만 저금리 시대에 확정금리라는 용어에 소비자들이 더 끌릴 수 있기 때문에 정확히 설명해야 불완전판매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일부 설계사들이 블로그 등을 통해 임의로 올린 홍보글은 막을 길이 없다. 다만 발견 즉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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