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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꿋꿋 韓 RYU…아홉수 3전4기
불펜 방화에 잇단 수비실책
3연속 호투에도 승운 안따라
28일 콜로라도 원정 10승 도전

23일 콜로라도 전에서 6이닝 1자책점으로 호투한 류현진. [연합뉴스]

적은 내부에 있었다. 잘 던지고 내려오면 불펜투수들의 방화로 승이 날아가고, 평범한 땅볼을 더듬는 수비수 때문에 어이없는 실점이 나온다. 하지만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꿋꿋이 제몫을 해내고 있다.

또 다시 아홉수에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특유의 꾸준함은 이어졌고, 호평도 계속됐다.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달리는 평균자책점을 유지한다면, 승수는 따라올 것이기 마련이니 기대는 계속된다.

류현진(LA 다저스)은 23일 오전(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6회까지 양 팀이 3-3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류현진은 승패없이 물러났다. 지난 11일 LA 에인절스 전, 17일 시카고 컵스 전에 이어 세번 연속 호투하고도 10승에 닿지 못했다.

3경기 연속으로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류현진의 투구 내용은 여전히 다저스의 에이스로 흠 잡을 데 없었다. 3번의 등판에서 류현진은 19이닝을 소화하며 20피안타 1볼넷만을 내줬다.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모두 6실점을 허용했지만, 자책점은 단 2점에 불과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27로 압도적인 리그 전체에서 유일한 1점대로 1위다.

다저스는 강력한 타선과 든든한 선발진을 앞세워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들여다보면 구멍이 많다. 플래툰시스템을 맹신하는 로버츠 감독의 어수선한 수비기용으로 내야가 폭탄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콜로라도전에서 쏟아진 다저스 내야진의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는 어지간한 선발투수의 멘탈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버텨냈다.

특히 23일 콜로라도 전은 천적 관계 청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래 유독 콜로라도만 만나면 작아졌다. 23일 이전 콜로라도 전 10경기에서 4승 6패 ERA(평균자책점) 4.97로 주요 상대팀 중 가장 성적이 좋지 않았다.

23일 6이닝 3실점은 그 자체로 ‘퀄리티 스타트’로 준수했다.여기에 다저스 수비진의 연이은 실책성 플레이가 이어진 점을 감안하면 류현진의 안정감은 이전보다 훨씬 향상됐다는 평가다. 실책으로 위기를 맞았던 1회와 3회를 제외하면 콜로라도는 단 한 명의 주자도 2루를 밟지 못했다. 3회 1사 만루 상황에서 2루수 실책으로 병살타가 무산됐지만, 곧바로 내야 땅볼로 대량 실점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은 백미 중의 백미였다.

류현진은 오는 28일 다시 한 번 콜로라도를 상대한다. 여전히 방심은 금물이다.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콜로라도의 홈 쿠어스필드에서 류현진은 통산 4경기 1승 3패 ERA 7.56로 크게 부진한 바 있다. 고지대에 위치해 변화구도 잘 꺾이지 않는다. 류현진을 상대로 타율 5할 7푼 1리, 3홈런-8타점을 휘두르고 있는 놀란 아레나도의 존재 또한 부담스럽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홈 호투를 통해 가능성을 본 만큼, 이번 원정은 콜로라도와의 악연을 끊을 절호의 찬스로 보인다. 리그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어차피 극복해야 할 과제다. 류현진 본인 역시 인터뷰를 통해 “천적 관계도 이제는 조금씩 바꿔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전택수 기자/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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