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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적인 초능력(장강명 지음, 아작)=탄탄한 취재에 바탕한 발랄한 사실주의 작품으로 문단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장강명의 신작소설집. SF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작가의 중단편 SF 10편을 모은 것으로, 장강명의 뿌리와도 같은 작품들이다. 우화풍의 단편, 블랙 코미디류, 비장함을 풍기는 우주 활극, 판타지에 가까운 SF로맨스, 테드 창 풍의 SF로맨스 등 즐거운 이야기꾼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정시에 복용하십시오’는 없는 사랑을 만들어주지는 못하지만 있는 사랑을 유지시켜주는 사랑보조제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묻는다. 이 약을 끊고 여전히 서로를 사랑한다고 자신할 사람은 얼마나 될까? 표제작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은 초능력자들의 사랑의 방정식을 풀어나간다. ‘센서스 코무니스’는 작가 자신이 등장하는 이야기. 기자로 일하면서 기이하리만치 영향력을 행사하는 ‘센서스’라는 이름의 회사를 접한 화자는 작가로 유명해진 후, 이 회사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최첨단 기법을 사용, 진일보한 여론조사를 시행하려는 야심이 드러난다. 저자는 첨단과학의 시대에 공감의 문제를 다각적으로 들여다본다.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빌려온 ‘알래스카의 아이히만’은 타인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기계가 나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악인의 내면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지 등 의구심을 풀어나간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은유 지음, 임진실 사진, 돌베개)=부푼 꿈을 안고 들어간 직장이 지옥이 돼 죽음에 이르른 청소년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작가 은유가 섬세하게 복원했다. 게임프로그래머의 꿈을 안고 마이스터고에 입학,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육가공공장 현장실습에서 연장근무와 선임의 폭력에 스스로 목숨을 놓은 김동준 군의 이야기다. 작가는 어머니와 가족들, 지인들을 만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으로서가 아닌 그의 꿈과 고민, 엄마의 요리를 가장 좋아했던 스물 갓 넘은 젊은이의 삶을 이야기하며, 많은 질문을 던진다. 어머니는 아들의 아픔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누구나 다 겪는 힘듦이니까 회사에 가지말라고 하지 못한 걸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이후 어머니는 세상 물정에 눈뜨고 남의 아픔에 예민하게 다가가게 된다. 그리고 자식을 죽게 만든 잔인한 세상을 향해 책임있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다. 작가는 2017년 제주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은 현장실습생 이민호군 등 청소년 노동자인 또 다른 ‘김동준 군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다운 노동은 어떻게 가능하냐고 묻는다. 어디서 도움을 받아야할지 알 수 없었던 이들은 담임선생님을 찾았다. 아직 어린 학생들이었다고 노무사는 기억했다.

▶지식패권1·2(김성해 지음, 민음사)=화웨이를 둘러싼 세계가 중국과 미국에 각각 줄서기를 하고 있다. 한국은 양 대국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 저자는 게임의 설계자로서 미국이 국제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주변국들이 왜 자발적으로 참가할 수 밖에 없는 질서가 형성됐는지 다각적으로 살핀다. 경제, 안보, 정보 등 다양한 지점을 ‘지식패권’이란 틀로 해명한 저자는 미국이 어떻게 이 지식패권을 휘둘러 보이지 않는 제국을 형성하고 있는지 설명해 나간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지식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자가 게임의 규칙을 만든다는 것이다. 책의 4부에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식 패권이 어떻게 관철되고 있는지 작동방식을 살핀다. 이라크전쟁, CIA가 주도한 쿠데타, 포드 재단의 아시아 지원, UN과 IMF 등에서의 미국의 인사권, 그리고 ‘시카고 보이즈’, ‘버클리 마피아’ 같은 미국의 ‘지식 아바타’등을 다룬다. 이어 국내 엘리트들이 어떻게 미국의 양육을 받게 됐는지 정치권, 학계, 종교계로 나눠 살폈다.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국제질서의 청사진은 무엇인지, 주체적인 입장에서 체계적인 지식축적을 위한 방안 등 ‘지식주권’ 회복을 위한 나름의 대안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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