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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들과 카톡하는 교장…학교가 시나브로 바뀌었다

-‘괴짜 교장’의 10대를 위한 ‘인생 수업’ 

방승호<사진> 아현산업정보학교장을 안 지가 올해로 벌써 10년째다. 방 교장은 볼 때마다 항상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 줬다. 언젠가는 “앨범을 내고 가수가 됐다”며 직접 기타를 들고 ‘금연송’이라는 ‘노 타바코’를 들려주기도 했다. 몇 년 뒤 인터뷰를 위해 아현산업정보학교 교장실을 찾았을 때에는 형광색 파마머리 가발을 쓰고 제자들과 둘러 앉아 웃으며 뻥튀기, 초코파이 같은 간식으로 주전부리를 하고 있었다. 


여느 고교 교장이라면 쉽게 보일 수 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제자들을 위한 마음이 깔려 있다는 것을 방 교장을 아는 사람이라면 다 안다. 그렇게 그는 교장실의, 교무실의 문턱을 낮추려 애써 왔다. 학기 초가 되면 교실을 돌며 자신의 명함을 제자들에게 나눠 준 뒤 “카톡하라”고 할 정도다. 요즘도 그의 휴대전화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들어오는 제자들의 ‘카톡’으로 불이 난다. 한 제자는 “날마다 교장실을 찾는 아이가 100명이 넘을 것”이라며 “이렇게 아버지 같으면서 ‘괴짜’인 교장은 우리나라에서 ‘교장쌤’ 밖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소통으로 방 교장은 학생들을 시나브로 변화시켜 왔다. ‘규제’가 아닌 ‘공감’으로 학교 현장에서 담배를, 학교폭력을 없애고 제자들이 ‘변화’하도록 이끌었다. 그가 교장을 맡았던 중화고는 서울 최고 수준이었던 흡연율과 학교폭력이 급감, ‘학교폭력예방 우수학교’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을 정도다. ‘십대, 지금 있는 곳에서 시작하라’에는 방 교장의 철학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0대로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은 ‘나다움’이 무엇인지 알아 가는 지난한 과정이라고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이처럼 어려운 ‘과제’에 고민하고 있는 10대나 그 부모에게 이 책은 ‘과제’에 대한 도전을 즐기는 힘을 길러 줄 뿐 아니라 위로와 도움도 함께 선사한다.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이런 교장 하나 정도는 있어도 되지 않겠냐. 아이들이 다시 시작하도록 돕고 싶다”는 그의 너스레 같은 한 마디가 바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부합되지 않을까 싶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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