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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없는 터널’ 정유사 실적 저조 장기화…“정제마진 역사적 저점”
- 올 평균 정제마진 3.3달러선…손익분기점 하회
- “2분기 정유사 실적 컨센서스 하회, IMO2020 효과는 연말께 나타날 듯”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정제마진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속도로 진행되면서 정유사들의 실적 저조가 장기화 국면을 맞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까지 하락세를 보이면서 업계에서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연료유 황함량 규제 강화 시행 직전인 올해 연말께나 실적 반등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한껏 몸을 낮추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40% 가량 줄어들었다. S-OIL은 영업이익 5500억원 수준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지난해와 비교해봐도 10%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2016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공급 부족 현상으로 만끽한 ‘슈퍼사이클(초호황)’의 기저 효과로 실적 하락이 두드러져 보인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수준을 하회하는 사태가 장기화돼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실제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2017년 배럴당 평균 7.1달러, 2018년 평균 5.8달러 수준을 유지하다 올해들어서는 6월 현재까지 3.3달러 수준에 형성돼 있다.

정유사가 원유를 수입, 정제해 제품으로 판매할 때 남기는 수익인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은 일반적으로 배럴당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정제마진이 이를 밑돌면 제품을 팔아도 수익을 남기지 못함을 뜻한다.

정제마진 하락의 원인으로는 미중분쟁으로 전방 산업이 주춤하며 제품 수요가 줄어든 상황이 컸다. 여기에 미국 셰일오일 생산이 늘어나고 현지 정유사의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공급은 늘었기 때문이다. 또 중국의 대규모 정유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것도 역내 마진에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전환한 것도 정유사에게는 비상등이 켜진 것과 같다. 이미 보유한 원유 재고자산 평가손실로 이어지고, 원유를 살 때와 제품을 팔 때 가격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두바이유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82달러 하락한 배럴당 59.92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4월 70달러를 돌파했다가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4일 오만해상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발생하며 정유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의 타격은 제한적이지만 지정학적 위험이 커져 자칫 해협 자체가 봉쇄될 경우 선박 운임 비용 등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업체는 5월 중순부터 재차 하락하기 시작한 유가와 역사적 저점에 머물러 있는 아시아 스팟 정제마진 영향으로 2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감소하고 컨센서스도 크게 하락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정유사들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유 황함량 규제로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효과는 연말부터나 현실화할 전망이다. IMO는 내년부터 선박 연료유에 포함된 황산화물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줄이는 규제에 나선다.

이에 정유업계는 설비 고도화로 고부가 저유황 연료유 생산을 늘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2020년부터 쓸 저유황 연료유를 연말부터 사들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말부터나 ‘IMO2020’발(發)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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