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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리니지ㆍ블쏘 했어도, 양심적 병역거부 진실성과는 무관”
-유죄 원심 뒤집고 항소심서 무죄 판결
-법원 “다소 폭력성 있는 게임을 했다고 종교적 신념 진실하지 않다 보기 어려워”


[헤럴드경제=성기윤 기자] 리니지나 블레이드앤소울 등 폭력성이 동반된 게임을 하더라도 양심적 병역거부의 진실성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2부(홍창우 부장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심적 병역거부자 김모(22) 씨에게 지난 14일 무죄를 선고했다.

김 씨는 2017년 12월 11일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2심에서는 “피고인이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종교적 교리에 따라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는 양심은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하여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진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로 검찰이 내세운 특정 게임 접속 여부도 법원의 유죄 판결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김 씨는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리니지와 블레이드앤소울의 계정을 2013년 만들고 2017년 5월 마지막으로 접속한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김 씨는 자신이 게임을 플레이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고 실명인증을 한 내역 역시 발견되지 않았다.

법원은 폭력성이 있는 게임 실행 여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의 진실성과 연관이 없다고 봤다. 법원은 “가상의 세계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의 특성을 고려할 때, 특정 시기에 다소간 폭력성을 내포한 게임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현실에서도 그와 같은 폭력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거나, 피고인의 종교적 신념 내지 양심이 진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같은 날 같은 이유로 항소심 선고를 받은 양심적 병역거부자 박모(22) 씨도 1인칭슈팅(FPS)게임인 ‘서든어택’ 등 접속했던 사실이 확인됐으나 역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고인은 자신과 계정을 공유하던 친구가 해당 게임을 이용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설령 직접 게임을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접속 횟수나 시간에 비춰 보면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이 진실하지 않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sky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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