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기업 10곳 중 3곳, 이자도 못 번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

지난해 국내 기업 10곳 중 3곳이 이자낼 돈도 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2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2019년 6월)’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 공시 2만1213개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배율(단위: 배)이 5.9로 전년(6.3)보다 하락했다. 호황을 구가했던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할 경우 3.9까지 떨어졌다. 2015년(3.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관련기사 16ㆍ18면

이자보상배율이란 한 해 동안 기업이 벌어들인 돈이 그 해에 갚아야 할 이자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채무상환력 지표로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계산한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7.5로 전년(8.0)보다 하락했다. 지난 2015년부터 3년 연속 상승했던 흐름이 다시 감소 전환됐다.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하면 4.6까지 떨어진다. 중소기업은 2.5를 나타내면서 재작년(2.9)에 이어 2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3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충당하지 못한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은 전체의 32.1%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0년 이후 최대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경기가 반등했던 당시 이 비중은 25.9%였다. 2014년 31.7%까지 높아졌다가 2016년 28.4%로 낮아졌지만, 2017년 다시 29.7%로 다시 높아졌고 작년에는 30%대를 넘어섰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은 대기업(23.6%)보다 중소기업(34.0%)에, 업종별로는 조선(54.9%)·자동차(37.8%)·숙박음식(57.7%)·부동산(42.7%)에 집중됐다.

이자보상배율이 2년째 1에 못 미친 기업은 20.4%, 3년째는 14.1%로 전년 대비 각각 1.4%포인트와 0.4%포인트 상승했다. 3년 연속 1 미만이면 통상 한계기업으로 불린다.

한은은 “작년 들어 수익성이 저하되고 차입비용이 오르면서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하는 모습”이라며 “특히 수익성 악화가 이자보상배율 하락의 주요인이었다”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경영여건이 악화할 경우, 특히 무역분쟁이 심해져 기업 매출에 전방위적 타격이 가해질 경우(매출액 3% 감소, 주력 수출업종 6% 감소)를 가정해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5.9인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5.1로 더 낮아졌다. 대기업은 7.5에서 6.6으로, 중소기업은 2.5에서 2.2로 각각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의 비중은 32.1%에서 37.5%로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 기업에 대한 여신의 비중은 32.1%에서 38.6%로 상승한다.

한은은 “수출업종 기업의 경우 향후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경영상황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올 들어서도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은 악화된 상황이다. 한은의 ‘2019년 1/4분기 기업경영분석(외부감사 3333개 기업대상)’에 따르면 3월말 국내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86.7%로 전년동월(82.1%) 대비 4.6%포인트 증가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