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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분쟁-집값 하락 겹치면 금융기관 자본비율 악화”
한은 ‘6월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국내경기 악화로 자산가격 급락
금융권 자본비율 하락도 불가피


글로벌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 둔화에, 집값까지 떨어지는 ‘최악의 경우’로 벌어지더라도 국내 은행들의 복원력은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은행권은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비은행권 리스크가 금융시스템의 부실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는 은행권과 비은행 부문(보험ㆍ증권ㆍ저축은행ㆍ카드ㆍ상호금융)을 아우르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담겼다. 글로벌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국내 경기가 얼어붙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우리 금융권에 나타날 파장을 예측한 자료다.

한은은 구체적으로 세계무역기구(WTO)의 분석을 바탕으로 미중 사이의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세계ㆍ국내 GDP가 기준 시나리오(전망치) 대비 매년 각각 2.0%. 3.3% 감소하고 ▷이에 따라 국내 주택가격도 2020년 말까지 15.6% 하락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한은이 상정한 주택가격 하락폭은 현재의 거시금융환경에 따라 예상할 수 있는 미래 주택가격의 최대 하락률이다.

테스트 결과, 국내 금융업권의 자본비율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다만 모든 업권이 현행 규제기준 밑으로 떨어지진 않았다.

예상되는 자본비율 하락폭이 가장 두드러진 업권은 증권업이었다. 증권사의 순자본비율(NCR)은 2018년 말 598.7%에서 419.3%로 180%포인트 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대형-중소형증권사를 나눠 보면 대형증권사의 하락폭(541.0%p)은 소형증권사(103.4%p)를 크게 웃돌았다. 보험업권의 지급여력비율(RBC)은 261.2%에서 156.5%로 104.7%포인트 감소했다.

한은은 “GDP 감소가 회사채수익률, 주가 등 자산가격의 변동으로 이어진 것이 보험사와 증권사 자본비율 하락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자본비율 변동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전체 은행업권에 스트레스 테스트를 적용한 결과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2018년 말 15.4%에서 12.5%까지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규제기준선(10.5~11.5%)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0.55%)를 기록하는 등 자산건전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평가한다. 더불어 상호금융(8.4%→7.7%), 저축은행(14.3→11.2%), 신용카드(22.9%→18.0) 등의 업권의 자본비율도 떨어질 수 있지만 규제비율 아래로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보험ㆍ증권 등 비은행업권이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개별 금융사 가운데에는 일부 업권에서 자본비율이 규제기준보다 낮아지는 곳이 있을 수 있다”며 “비은행금융기관에서 은행으로 리스크가 번질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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