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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드라미 화폭에 만발한 욕망모형비행기에 띄운 연정·혁명…

  • 기사입력 2019-06-1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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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M갤러리, 김지원 개인전

PKM갤러리 김지원 개인전 ‘캔버스 비행’ 전시 전경(위), 김지원, 맨드라미, 2018, oil on linen, 228×546cm [PKM갤러리 제공]

전시장에 비행기가 떴다. 낡은 이젤, 부러진 나무 조각 따위를 이어 붙여 만든 비행기다. 스스로 ‘손재주가 좋지 않다’는 작가는 가끔 머리가 멍 해질때 이렇게 비행기 모형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그렇게 만든 비행기를 작업실에 걸어 놓은지 수 년. 비행기가 바라본 나는 어떤 모습일까 싶었단다. 별 뜻 없이 만들어 놓은 물건이 오브제가 된 순간이다.

김지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에 따라 붙는 다른 이름은 ‘맨드라미 작가’다. 2000년부터 사계절에 따라 변하는 맨드라미를 화폭에 담아왔다.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열린 3년만의 개인전에도 이 맨드라미가 나왔다.

스산한 늦가을 들판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어딘가 쓸쓸한 맨드라미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좀 더 겨울에 가까운, 그래서 갈대처럼 보이는 맨드라미”라며 “내 나이에 따른 심리적 요인도 있다. 꽃의 화려함과 스러짐을 모두 담고 있다”고 했다. 일반적 꽃 처럼 아름답지 않은 그래서 작가에게는 더 특별한 꽃이 맨드라미다. “사람의 뇌, 소의 천엽, 고교시절 교련복 무늬가 떠올랐다. 징그러워서 작업실 밭에 심어놓고 관찰했다”

맨드라미 작업노트엔 “욕망과 연정(戀情), 혁명, 독사 한 마리가 맨드라미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다”고 적혔다.

‘맨드라미 작가’라는 별칭이 부담스러워질 무렵 작가는 항공모함을 캔버스에 담기 시작했다. 인간이 만든 무기 중 가장 거대한 항공모함은 경찰국가 미국의 상징이기도 하다. 6000명 이상이 상선해 일하고, 하나의 마을을 이루는 이 항공모함을 놓고 작가는 맨드라미를 떠올렸다.

논리적이지 않은 시적 연상이지만 “욕망과 혁명, 연정, 독사가 떠오른다”는 그의 말에 일견 고개가 끄덕여진다.

전시엔 비교적 최근 작업하고 있는 ‘풍경’과 ‘비행’연작도 나왔다. 특히 ‘비행’연작은 작가의 작업실을 담았다. 모형비행기부터 바닷가에서 주워온 그물, 철사, 플라스틱 조각 등 잡동사니가 작업실 천정에 매달려 있는데 오랜기간 작품하는 작가를 내려다보던 것들이다.

“작업실에 주렁주렁 매달린 것들이 바람이 불면 흔들린다. 불교 경전 ‘수타니파타’에 나오는 글귀 ‘그물에 걸리는 바람처럼’이 내가 생각하는 페인팅이다. 잡은 것 같으면 놓친 것 같고, 성공한 것 같으면 실패한 것 같다”

아무리 노력해도 도달하기 힘든 것이 페인팅이라는 게 천상 화가의 말이다. 이메일 아이디마저 ‘캔버스 킴’(canvas kim)으로 쓰는 그에게 그림이란 끝없는 정진의 결과다. “드로잉은 시간이고, 그게 축적돼서 그림이 나온다” 대상의 본질을 읽어내는 화가의 눈을 만날 시간이다. 전시는 7월 7일까지.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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