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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냥①]실명 부르는 ‘당뇨망막병증’…당뇨 환자 10명 중 2명만 눈 검사 받아
-질병관리본부, 안질환 유병 현황 및 관리수준 파악
-당뇨망막병증, 당뇨병의 가장 흔한 합병증 중 하나
-당뇨병학회 “당뇨병 진단받은 즉시 안과검진 받아야”

[사진설명=실명을 유발하는 노인성 안질환은 적극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야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40대에 당뇨병 진단을 받고 10년 넘게 당뇨병 환자로 살고 있는 유모씨는 몇 달 전부터 눈에 뭔가가 낀 것처럼 불편함을 느꼈다. 눈에 좋다는 루테인도 먹고 인공눈물 등으로 세척도 해봤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 밤에 운전을 할 때면 시야가 흐릿해 전방 주시가 어려울 정도가 되자 안되겠다 싶어 안과를 찾았다. 의사는 당뇨병 합병증으로 인한 당뇨망막병증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유씨는 그 동안 혈당 관리에만 노력을 했고 눈 건강은 안일하게 생각한 것이 후회가 됐다.

실명의 원인이 되는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의 가장 흔한 합병증 중 하나지만 당뇨병 환자 10명 중 2명만이 눈 검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진단시부터 적극적인 안과 검사로 당뇨망막병증을 미리 예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으로 인해 망막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망막 미세 혈관의 혈액 순환 장애로 시력이 떨어지는 당뇨 합병증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까지 침범하면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부에 변성이 일어나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두 질환 모두 50세 이상에서 주로 발병한다.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 건강영양조사과가 최근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안질환 유병 현황 및 관리수준’ 자료에 따르면 노인 인구의 증가로 백내장, 녹내장, 나이관련황반변성 등 노인성 안질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민영양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굴절이상, 나이관련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녹내장 유병률, 안질환 관리수준, 당뇨 유병자의 안저검사 경험률을 파악했다.

그 결과 만 40세 이상에서 굴절이상 유병률은 2008년 35%에서 2017년 50%로 증가했다. 나이관련황반변성 유병률도 13.4%였으며 특히 70대 이상에서는 24.8%로 가장 높았다. 당뇨병 유병자 중 당뇨망막병증 유병률은 19.6%였으며 50대(23.8%)에서 가장 높았다. 녹내장 유병률은 3.4%로 다른 안질환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이처럼 안질환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괸리수준 인식과 치료율은 낮았다. 나이관련황반변성 인지율은 3.5%, 치료율은 1.4%에 그쳤다. 녹내장의 인지율은 25.8%, 치료율은 20.3%로 황반변성보다는 상황이 나았다. 한편 당뇨병 유병자의 안저검사 경험율은 23.5%로 환자 10명 중 2명 만이 안과 검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눈 건강을 위혐하는 나이관련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녹내장은 초기에 증상이 없고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며 “당뇨병학회에서는 당뇨망막병증이 성인 실명의 가장 흔한 요인이기 때문에 당뇨병 진단을 받는 즉시 안과검진 또는 안저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저 검사는 안저 카메라로 동공을 촬영해 시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망막, 망막혈관, 시신경 유두 등의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다. 안저 검사를 통해 대부분의 눈 질환과 당뇨병, 고혈압 같은 만성 질환의 눈 합병증 등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 박성표 강동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같이 실명을 유발하는 눈 질환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시력 저하가 생겨도 노화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40세부터 정기적인 안저 검사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실명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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