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조이사람- 임영익 변호사] ‘생명방정식’ 탐구하던 공학도‘AI 법률서비스’ 이정표 제시


“예를 들어 기업 M&A 계약서가 있다고 합시다.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변호사처럼 문서를 검토해 줍니다. 계약 내용 중에 문제가 되는 부분을 찾아서 알려주는 기능이 오는 7월에 런칭하는 ‘인공지능(AI) 변호사 2.0’의 핵심입니다.”

임영익(49·사법연수원 41기) 인텔리콘 대표는 법률사무소가 모여 있는 서초동에서 찾기 힘든 변호사다. IT 벤처기업들이 많은 역삼역 테헤란로 인근에서 인공지능 변호사 개발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대표가 서울대 생명과학과를 졸업하는 데까지는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전공과목 외에 물리학·수학·전자공학·경제학을 넘나들며 공부했다. 임 대표는 “생명과학 연구에 수학과 물리학을 더하면 방정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대학을 졸업한 임 대표는 90년대 후반 ‘메타연구소’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지능형 수학교육 사업으로, 학생이 약한 부분을 진단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시스템이었다. 시스템 개발 자체엔 성공했지만,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임 대표는 사업을 접었다. 대신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깨달았다.

임 대표는 미국 퍼듀대로 유학을 떠나 뇌과학을 공부했다. 임 대표가 그동안 공부했던 생명과학은 물론 물리학과 수학, 전자공학이 복합적으로 필요한 학문이었다. 공부를 하던 중 인공지능의 핵심 원리인 ‘딥 러닝(Deep Learning)’ 이론이 나왔다. 컴퓨터가 방대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새로운 결과를 내놓는다는 사실에 세계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임 대표는 그동안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하기로 했다. 여러 분야를 놓고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이 법률 분야였다. “의료나 교육 분야는 세계 어디서나 보편적입니다. 그러나 법은 나라별로 조금씩 체계가 다르죠. 법률 서비스만 놓고 한다면 구글이나 IBM과도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임 대표는 우선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법학을 모르는 상태에서 AI 변호사를 만든다는 사실을 스스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2009년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에 들어가자마자 인공지능을 연구했다. 원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리스(i-LIS)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리스는 이후 알고리즘 개선을 거듭하며 현재 아이리스7까지 나왔다. 방대한 법률 자료를 디지털화하는 것부터 시작해 키워드 매칭을 통한 검색 기능을 거쳐 이제는 사용자의 질문에 맞춰 법률 콘텐츠를 추천한다. 아이리스7은 지난 2017년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16회 ‘국제 인공지능 법률 컨퍼런스’ 법률 인공지능 경진대회 민법 추론 과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6년에 이어 2연패였다. 임 대표는 아이리스7 엔진을 개량해 ‘AI 변호사 2.0’에 탑재했다.

아이리스는 사용자가 자연어로 입력을 하면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음주운전 뺑소니’를 검색하면 ‘특가법’ 항목으로 이어지면서 법령 문장을 추천한다. 만약 법 조문이 제·개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면 어디에서 어떤 부분이 어떻게 고쳐질 예정인지까지 인식해 알려준다. 임 대표는 이에 더해 계약서 검토 기능 등을 포함한 제품을 상용화하고 로펌 대륙아주와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임 대표는 “법령과 판결문을 학습하면서 계속 개량해 나가고 있다”며 “변호사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법률적인 판단의 근거를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연결해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jin1@

사진=정희조 기자/ch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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