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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인표, 영화 ‘옹알스’ 감독 도전기 “선을 그리려면 점을 찍어야..”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차인표가 영화 ‘옹알스’의 감독을 맡았다. 영화는 전 세계를 누비며 놀라운 성과를 이뤄온 옹알스의 라스베가스 무대 도전기를 담은 휴먼 스토리다. 차인표로서는 첫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이자 첫 장편 영화로서의 도전작이기도 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차인표는 왜 넌버벌 코미디팀 ‘옹알스’의 영화를 만들게 됐을까?

“나는 옹알스를 몰랐다. 연예인봉사단에 옹알스가 참가했는데, 거기서 두 번 마주친 정도다. 그러다 멤버인 조수원이 혈액암으로 투병한다는 사실을 듣게됐다. 이들의 이야기를 좀 더 알려주고 싶었다. 처음에는 제작만 하려고 했는데, 감독까지 맡게됐다.”

‘옹알스’는 순제작비 1억 6천만원의 작은 영화지만, 인간적인 내용들이 잘 담겨있다.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용기와 좌절, 희망 등의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잘 드러난다. 차인표 감독이 영화 ‘옹알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솔직함이다. 다큐멘터리 영화인만큼 솔직함이 필수다.

“옹알스 멤버들을 인터뷰할때 내가 앉아 있으면, 선배이자 제작자 앞이라 부담을 느낄 것 같아 나는 빠지고, 공동연출을 맡은 전혜림 감독이 주로 인터뷰했다. 전 감독이 찍어오면 나에게 하지 않았던 이야기가 술술 나온 걸 확인했다.”

차인표 감독은 “다큐멘터리를 찍는다고 했을때, 뭔가 대단한 걸 한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이 영화는 간디나 처칠 등을 보여주는 위인전이 아니라, 옆집 아저씨 같은 모습이다”면서 “처음에는 옹알스도 뭔가 많은 걸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는 듯했지만, 후반에는 완전히 편한 상태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제작과정을 설명했다.


“독립영화가 일 년에 천 편 정도 만들어진다. 우리는 1년간 찍었다. 다행히 전주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불러주면서 모멘텀이 생겼다.”

차인표는 이번 영화의 감독을 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영화가 감독 혼자 하는 예술인 줄 알았는데, 함께 하는 작업이었음을 몸으로 배웠다는 것이다.

“혼자 하는 직업으로 살다가 더불어 일하는 걸 배웠다. 설득 하고 설득 당하는 과정이 재밌었다. 전혜림 감독이 필요한 그림을 따오고, 그것을 놓고 나와 함께 토론하는 건 새로운 경험이었다. 멤버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이들이 하고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영화 ‘옹알스’는 12년간 21개국 46개 도시의 무대에 오른 옹알스의 모습이 잘 보인다.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도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쉼없이 달리고 있는 그들의 모습, 지금의 ‘옹알스’를 있게 한 무대 밖에서의 ‘옹알스’의 삶과 도전, 땀과 눈물이 담겼다.

차인표 감독은 “옹알스가 특별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옆에 앉아있던 전혜림 감독은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말도 조심스럽다. 영화를 찍으면서 느낀 점은, 모든 사람들의 삶이 있다는 점이다. ‘다 괜찮다. 응원한다’가 내가 하고싶은 말이다”고 했다.


차인표는 배우이자 방송인이며, 봉사활동도 자주 한다. 간혹 예능에도 나와 자연스런 웃음을 제공한다.

“40대 말 정도 되니까, 방송에 출연해 어떤 이미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았다. 시름을 잊고 그 순간에 웃는 것이 중요하다. 예능에 나오면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이제 그럴 나이다.”

차인표는 중년이 되면서 작품 제의가 안들어오기 시작했다. 시간이 많아졌다. 2016년 중년 가장의 조금은 지질하고도 쓸쓸한 일상을 그린 단편 ‘50’을 직접 만들었다.

“제가 글쓰기를 좋아했는데, 김지훈 감독이 한번 찍어보라고 해 용기를 얻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니 업계 사람들을 만나게 됐고, 생각지도 못한 연출을 하게됐다. 어른들이 말한 게 그대로 됐다. 어른들은 ‘일단 해봐라’고 하지 않나. 선을 그리려면 점을 찍어야 하듯이.”

차인표는 앞으로 바람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옹알스는 난타처럼 전용극장이 생겨 상설공연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대학로에서 6월 한달 공연을 하고 있다. 공연 내용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인표 감독은 또 다른 작품 제작을 준비중이다. 공동제작 의뢰도 들어온다고 했다. 배우로 차기 영화도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갑자기 바빠진 차인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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