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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조 리스크에 자동차 공장 ‘엔진’이 꺼진다
- 노동 경직성ㆍ강력한 노조에 車 성장엔진 ‘삐걱’
- 車 생산규모도 멕시코에 밀려 5위서 7위로 후진
- 21년째 국내에 신규 완성차 공장 설립도 없어
- 노사 극한대립 이어질때 모두 ‘공멸의 길’로…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노조원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가 공멸의 길로 가고 있다.”

국내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 리스크’에 단단히 발목이 잡혔다.

르노삼성은 노사간 극한 대립으로 직장 부분폐쇄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고, 한국지엠은 올해 임금협상을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해외 판매는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내수 시장도 정체를 맞는 등 자동차산업에 경고등이 켜진지는 오래다.

똘똘 뭉쳐도 위기를 극복하기 힘든 상황에 눈앞의 ‘밥그릇’만 놓고 또다시 하투(夏鬪)의 ‘검은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엔진이 서서히 식으면서 자동차 생산량이 경쟁국에 비해 이미 뒤처지고 있다.

노동의 경직성과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규모는 세계 5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6위인 멕시코와도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1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주요 자동차 생산 국가의 1분기 생산 대수에 따르면 한국은 95만7402대를 생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감소했다.

반면 경쟁국인 멕시코는 같은 기간 100만9615대를 생산해 전년대비 2.2% 증가했다. 2015년만해도 멕시코는 한국 생산량의 56% 정도에 불과했다. 이같은 결과에는한국GM 군산공장의 폐쇄도 있겠지만 한국 자동차업계의 파업도 큰 몫을 했다.

노동 경직성으로 인해 생산량뿐만 아니라 21년째 국내에 공장 설립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국내에 완성차 공장이 설립된 것은 1998년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이 마지막이다. 현대차도 1996년 아산공장 이후로 국내에 공장을 준공한 적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20년이 넘도록 신규 공장 설립이 없는 것은 전환배치나 생산 라인 조정 등 노동 유연성이 부족해 신규 공장 설립을 꺼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 자동차 산업 실패 사례를 답습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세계적으로 노사간 갈등으로 몰락한 자동차 업체들이 있다. 프랑스 PSA(푸조시트로엥)와 미국의 델파였다.

PSA는 2012년 프랑스 공장 가동률이 60%대로 떨어지면서 2014년 공장 폐쇄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근로자 1명도 강제 해고 않겠다고 했지만 노조는 파업에 돌입했고 결국 공장은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공장을 폐쇄했다.

GM의 자회사인 델파이도 상황은 비슷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차부품산업 세계 1위 업체였다. 하지만 미국 경쟁사의 3배에 달하는 높은 인건비에 위기를 맞았다. 이에 회사는 노조에게 임금 60% 삭감 등을 요청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델파이는 2005년 10월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내고 생산공장을 대거 폐쇄ㆍ매각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결국 노사간 양보와 타협에 이르지 못하면 양쪽 모두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20년이 넘도록 국내에 신규 완성차 공장이 생겨 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겠냐”면서 “바로 경쟁국에 비해 경직화된 노사관계때문이다. 해외의 무수한 실패 사례가 있는데 이를 따라갈 것이 아니라 실패를 극복하는 노사문화를 새롭게 만들어야 할때”라고 말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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