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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고리즘 매매 허용 어디까지? 첫 제재 여부 촉각
- 거래소 메릴린치 제재안 상정
- 국내 증시 첫 사례 주목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한국거래소가 외국계 증권사 메릴린치를 두고 초단타 매매를 통해 시장을 교란한 혐의로 재제를 추진 중이다. 알고리즘 초단타매매의 위법성 여부는 이미 시장에선 오랜 기간 논란의 대상이었다.IT기술 발전으로 인한 각종 투자기법을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제재가 확정된다면 국내증시에선 첫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향후 프로그램 매매의 허용 범위 등을 두고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한국거래소 및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달 중 시장감시위원회를 열고 메릴린치 제재안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메릴린치에 관련 공문을 보내는 등 감리 절차를 진행했고, 규율위원회를 열어 메릴린치에 제재금 또는 주의ㆍ경고 등 제재를 부과하는 안을 시장감시위원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거래소는 메릴린치가 시타델 증권의 초단타 매매 창구 역할을 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초단타 매매가 거래소 시장감시 규정 제4조(공정거래질서 저해행위 금지)의 ‘특정 종목의 시장수급 상황에 비춰 과도하게 거래해 시세 등에 부당한 영향을 주거나 오해를 유발하게 할 우려가 있는 호가를 제출하거나 거래를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사항이다.

금융당국이 메릴린치 단타 거래를 주목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금융감독원과 거래소는 메릴린치 창구를 통해 대규모 단타 거래가 이뤄지고 그에 따른 소액투자자 불만이 고조되자 모니터링을 착수한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메릴린치의 DMA(직접주문접속) 시스템을 통해 5000억원 가량 자금이 단타 매매로 거래되는 정황을 파악했다.

문제는 단타 거래가 시장에 충격을 주더라도 이를 ‘시세 조종 목적’으로 볼 수 있는지다. 허수주문 등 시세조종이 명확한 행위와 달리 알고리즘 매매는 프로그램을 통해 일정한 가격이 되면 자동으로 매도ㆍ매수가 이뤄지는 매매 방식으로, 목적 자체로는 시세조종과 차이가 있다. 다만, 대규모 자금으로 단타 거래가 이뤄지다보니 결과적으론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현실이다. 특히, 거래량이 적은 코스닥 종목엔 주가가 크게 요동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거래소도 제재 여부를 확정하는 데엔 신중한 기류가 읽힌다. 거래소 관계자는 “제재가 확정된 단계가 아니며 시장감시위원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교란 혐의를 적용하려면 알고리즘 프로그램 매매 자체로는 문제가될 수 없다”며 “주가 변동이 극심하더라도 이 자체만으로 금융당국이 제재를 내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재로 확정된다면 이는 알고리즘 매매가 제재대상이 되는 국내 첫 사례가 된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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