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이 왔다 가면 뭐하나요”…강원산불 피해자들 ‘부글’
-피해자들, 주택 전소됐는데 지원은 1300만원 ‘찔끔’
-“화장실 한칸 만들 돌도 안된다” 주장
-정부측 “현재 지원 위해 총력다하고 있어”

속초 산불피해자 및 고성 상공인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피해보상 촉구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원래 4월 8일부터 5월 5일까지 단체 예약이 1개월간 가득 잡혀 있었어요. 수천만원의 수익은 낼 수 있는 규모였죠. 미리 밑반찬도 다 준비해놓고 단체예약 받을 생각에 많이 들떠 있었는데, 산불로 가게가 다 타버려서, 현재는 일용직으로 다른 가게에서 일해요.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이전에는 식당을 운영했다는 성렬화(58ㆍ속초시 교동) 씨는 지난 4월 5일 이후 생계터전과 보금자리를 모두 잃었다. 50평 가량되는 식당을 운영하며 가게에 딸린 단칸방에서 생활을 했는데, 4월초 벌어진 강원도 산불 때문에 가게가 전소됐기 때문이다. 성 씨는 이후 강아지 4마리, 고3 딸과 함께 차에서 생활하다가 지난 23일 한 임대아파트로 거쳐를 옮겼다. 성 씨는 “국가에서 지급된 지원금은 아직 구경도 하지 못했다. 곧 성수기인데 영업을 못하는 것만 생각하면 속이 끓는다”고 했다.

#. 화재로 집과 경운기를 잃은 농부 박만호(71ㆍ속초시 장천리)씨는 정부가 마련해준 7.3평짜리 임시 거처에서 아내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선대 때부터 살아왔던 한옥 나무집은 화재 당시 전소됐다. 화재로 불탄 집은 모두 철거됐지만, 아직 기초공사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지급한 1300만원의 지원금으론 과거의 한옥집은 커녕, 현대식 주택 방 한칸 짓기도 힘든 수준이다. 박 씨는 “화재 당시 대통령께서 부락(마을)에 오셨는데, 그때 ‘걱정하지 말아라. 정부에서 다 해준다’고 약속을 했는데 주택복구비로 나라에선 1300만원이 나온다고 들었다”면서 “그 돈으로 주택을 복구하라는 것은 화장실 한칸 짓고 살라는 것밖에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4월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해를 냈던 속초ㆍ고성 산불 피해에 대한 정부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약속한 지원금 자체가 워낙 적은데다, 그마저도 주민들에게 배분이 제때에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처음에는 ‘생존권’을 외치며 제대로된 지원을 하소연했던 지역 주민들의 주장은 현재는 분노로 바뀌었다. 지난 5일 강원도가 집계한 강원 산불 피해 규모는 주택 566가구ㆍ산림 2832핵타르(㏊ ) 파손, 1302명의 이재민, 재산피해액 1291억원(정부추산), 중ㆍ소상공인의 경제활동 피해금액 1431억원 등이다.

장일기 속초고성산불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은 9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부가 1853억원의 복구비 지원을 약속했는데, 실제 주민들이 받아든 것은 주택완파 1300만원, 반파 650만원의 지원이 전부”라면서 “지원금이 적은 것도 화가 나는데, 당시 걷힌 550억원의 국민성금도 지급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 고시 ‘자연재난 복구비용 산정기준’에 따르면 완파 주택의 복구비용 단가는 4200만원에 불과하다. 여기서 약 30%인 1300만원이 정부가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돼 있다. 이마저도 기존 900만원이었던 지원금이 지난 2017년께 약 400만원(44%) 인상된 게 현재의 금액이다.

현지 주민들은 이같은 지원금액이 터무니없이 작다며,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 심의를 통해 주택이 전소된 경우 정부 지원금 1300만원, 지방자치단체(강원도) 지원금 2000만원, 성금 모금액 3000만원 등 총 63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비대위 측은 지원금이 주민들에게 아직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정부가 성금모금액을 포함해 총 6300만원을 지원한다고 해서 ‘국민성금을 왜 나랏돈 처럼 쓰냐’며 주민들 불만이 많았는데, 이마저도 아직 주민들에게 지급되지 않았다. 아직도 속초ㆍ고성에는 구호물품에 의존하면서 단칸방에서 버티고 있는 주민들이 많다. 이런 주민들의 삶을 신경 써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국가에서 선제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국비와 지역지원금은 이미 내려보냈고, 추가적인 지원금과 국민성금은 협의를 거쳐서 배분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국민성금 관련해서는 모집기관에서 강원도랑 협의해서 중복지급이 되지 않도록 조율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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