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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따른 ‘조현병’ 환자 사건 발생…조현병이 위험한 이유
-고속도로 역주행 등 조현병 환자 사고 잇따라
-환청이나 망상 등으로 예측불가능한 행동 보여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일탈 행동할 수 있어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조현병을 앓던 한 남성이 지난 4일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면서 3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 역시 지난 5년 간 수 차례 조현병 치료를 받았고 길거리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거나 이웃 또는 가족을 살해하는 등 조현병 환자들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조현병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흔히 ‘정신분열증’으로 불리는 조현병은 망상, 환각,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말과 행동, 대인 관계 회피, 무표정, 의욕상실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정신질환을 말한다. 조현병에 걸리면 사람들의 말소리 같은 환청이 들리기도 하고 ‘누군가 나를 해치려고 한다’와 같은 망상도 생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조현병 환자들을 “미쳤다”고 말하기도 한다.

안석균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초기에는 사람들로부터 고립되고 인생의 의미를 찾아 방황하게 된다”며 “병이 점점 진행될수록 주변 상황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하면서 착각을 하게 되는데 이즈음에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주변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경계하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주변에서 자신을 욕하고 흉보는 것 같고 급기야 귀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리며 때론 누군가가 자신과 가족을 해치려 한다고 믿게 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최근 잇따른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변에 조현병 환자는 적지 않다. 세계 각지에서 실시된 조현병 역학 연구에 따르면 조현병 유병률은 1000명당 3~10명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창수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발병률의 남녀 간 차이는 각종 연구에서 드러나지 않았지만 발병 연령 비율을 보면 남성은 15~25세가 가장 높은 반면 여성은 남성보다 약 10년 정도 늦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조현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조현병을 앓을 생물학적ㆍ유전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 환경적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 발병한다는 학설이 유력하다.

이런 조현병이 무서운건 예측불가능성 때문이다. 조현병은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때문에 환자 가족이나 이웃은 자신이 경험한 환자의 사례를 통해 조현병에 대해 왜곡된 생각을 갖기 쉽다. 한 교수는 “조현병 환자는 사고의 흐름에 많은 문제가 생긴다. 잘 나가다 열차가 탈선하듯 엉뚱한 이야기로 흘러가기도 하고(사고 이탈), 여러 내용의 말이 뒤죽박죽 섞이기도 하며(사고 융합), 잘 나가다 말이나 생각이 뚝 끊겼다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조현병 환자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조현병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비상식적인 일탈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즉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변에서 잘 관리를 해주면 문제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안 교수는 ”스트레스는 사람들 앞에서 평가를 받는 일에서 주로 느끼게 된다. 따라서 조현병 환자를 현재의 상황이 스트레스가 되어 힘들어 하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 중 한 사람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의외로 훌륭한 창의성을 보이며 인류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들 중에 조현병을 앓은 이들도 적지 않다. 무작정 조현병 환자가 우리와 많이 다르다거나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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