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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회 정상화는 멀고 막말만 난무…與野 통큰 정치 못하나
국회가 한달 넘도록 장기 파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상화 협상은 지지부진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경쟁이라도 하듯 품격없는 거친 말들을 연일 쏟아내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어제 오늘 일은 아니나 정치력은 실종되고 막말만 난무하는 정치판이 한심하고 실망스럽다.

패스트트랙 공방에 5월 한달을 날려보내고도 국회는 여전히 식물상태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2일 6월 임시국회 개원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렬되고 말았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에 대해 ‘합의 처리’냐, ‘합의 처리에 노력한다’냐는 문구를 놓고 실랑이를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에 묶인지 벌써 40일째다. 침체된 경기를 부추기고, 강원도 산불 지원 등에 쓰일 돈이라 한시가 급하다. 이것 말고도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 입법,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관련 입법 등 당장 민생과 직결된 현안이 산더미다. 협상 문구 한 줄에 민생현안 발목이 잡힌 꼴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민생이 안중에 있기나 한지 의심스럽다.

이 와중에 상대 진영을 겨냥한 막말은 더 독해지고 날이 서 여야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막말의 주 생산지는 아무래도 자유한국당이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의 ‘김정은 치켜세우기’는 그야말로 무지와 몰상식의 극치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무리 싫기로 외교관 ‘처형’을 ‘신상필벌’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보다 못하다는 게 공당 지도부 인사가 할 말인가. 여기에 민경욱 대변인의 ‘골든타임 3분’ 파문까지 덮쳐 할말을 잃게 한다. 5ㆍ18 괴물집단 망언, 세월호 유가족 폄하 발언, 달창 사태 등 한국당 막말 퍼레이는 끝을 모른다. 이게 가까스로 회복세를 보이는 지지율을 도로 주저앉히고 있다는 걸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권도 크게 다를 게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독재자의 하수인’이라고 근거도 없이 몰아붙인 것은 지나쳤다. 자신은 항상 선(善)이고 보수정권에 몸담았던 인사는 악(惡)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여전히 묶여 있는 박 시장의 현실 인식이 놀라울 뿐이다.

막말로 지지자들의 관심을 끌겠다는 건 이만저만 착각이 아니다. 극소수 지지자들이 당장 환호할지는 모르지만 중도층의 이탈은 그 두배 세배가 된다. 민심을 얻기 위해 상대 진영을 공격하고 흠집내는 것은 하책중 하책이다. 민심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정치력을 발휘하는 쪽으로 결국 흘러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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