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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두꽃’은 역사성에 상상력을 녹여 개연성 높였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은 동학농민혁명을 본격적으로 그린 민중역사극이다. 125년전 이 땅을 뒤흔든 민초들의 우렁찬 목소리를 집중 조명했다는 것만으로도 ‘녹두꽃’은 기념비적 작품이다. 절묘하게 엮인 실존 인물과 허구 인물들은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들과 맞물려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동학농민군 의병대는 황토현 전투, 황룡강 전투로 기세를 확장하고 있다. 동학군을 진압하기 위해 전라도로 내려온 홍계훈(윤서현)은 관군만으로는 동학군을 집압하기 어렵다고 보고 고종께 보고해 청나라에 군대 파병을 요청했다. 이게 청일전쟁의 원인이다.

일본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백이현(윤시윤)은 청의 파병 소식을 듣고 홍계훈에게 위험성을 전하려 했다. 앞서 청과 일본은 텐진조약을 통해 청이 조선에 파병할 경우 사전에 서로 통보할 것을 약속했던 것. 청의 조선 파병은 일본 역시 조선에 파병할 빌미였다. 하지만 홍계훈은 백이현의 말을 보란듯이 무시했다. 그 댓가가 어떤 것인지 드라마는 잘 보여준다. 벌써 신식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이 제물포에 입성했다.

청의 파병 소식을 접한 후 전봉준(최무성)은 천진조약을 떠올리며 되뇌었다. 창의군(동학농민군)이 아니라 조선에 위기가 찾아왔다고. 귀천이 없는 세상을 위해,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위해 민초들이 떨치고 일어선 것이 동학농민혁명이다. 그러나 이를 진압하기 위해 청을 끌어들였다. 이를 빌미로 일본도 들어왔다. 외세까지 조선에 들어왔던 125년 전 이 땅의 역사가 씁쓸함을 남겼다.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강혜경 교수는 SBS공식SNS와의 인터뷰를 통해 ‘녹두꽃’에 대해 “주인공들 모두 그 시대에 맞게 개연성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 더욱 몰입된다”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강교수는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역사적 사실의 경우 피지배층이 사회 개혁의지를 드러냈다는 점과 사회정의와 경제정의구현 등 조금은 무거울 수 있는 주제들이 많이 부각되면서 콘텐츠로 제작되기에 조금은 꺼려지는 측면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녹두꽃’은 역사적인 사실을 잘 고증했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틱한 부분을 잘 연출하고 있다. 덕분에 캐릭터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면서 몰입도까지 높이고 있는 작품”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녹두꽃’은 농민들이 외쳤던 사회정의나 경제정의가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지에 대한 시청자들의 공감이 크게 자리 잡고, 덕분에 더욱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고 했다.

강교수는 “상상력이 가미되긴 했지만 전봉준을 보면서 ‘아! 녹두장군이 저렇게 행동 했겠구나’, 또는 ‘저런 말들을 했었겠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라며 “역사책 속의 전봉준이 활자화되어서 인식이 된다면, 드라마에서 그는 말과 행동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힘이 있다”라고 귀띔했다.

특히, 드라마 주인공이자 이복형제인 백이강(조정석)과 백이현(윤시윤)에 대해서 강교수는 “당시 시대배경 속에서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인물들”이라며 “형은 동학군이 되고, 동생은 토벌대에 속하게 된다. 이는 과거 우리역사의 아픈 단면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강교수는 “그동안 역사드라마는 질적인 무게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시청자나 제작하는 분들도 책임감을 가지면서 우리사회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라며 “이런 점에서 ‘녹두꽃’은 잘 만든 훌륭한 작품이고, 꼭 시청해야할 드라마다”라고 말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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