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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 마니아들’ 치료 필요해지나
전문가 “다른 즐거움 찾게 도와야”

# 서울에 사는 직장인 오모(36) 씨는 옷이나 다른 생활용품은 저렴한 걸 쓰지만 휴대폰만큼은 항상 최신 폰만 사용한다. 게임을 위해서다. 게임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오씨의 일상은 거의 게임을 위한 삶이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게임을 하다 내려야 할 역에서 못 내린 적도 부지기수다. 게임 아이템을 사기 위해 쓴 돈만 500만원이 넘는다. 술자리나 여자친구와 단 둘이 있을 때도 휴대폰을 켜놓다보니 주변 사람들과 여자친구로부터 핀잔을 듣기도 했다. 오씨는 자신이 게임에 중독됐다는걸 알고는 있지만 쉽게 끊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참 어렵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은 질병”이라고 공식 발표하면서 게임중독이 치료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 보다 체계적인 치료와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영철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그동안 게임중독 증상을 보여 병원에 오더라도 질병 코드가 없다보니 누구는 우울증, 누구는 적응장애 등 서로 다르게 진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며 “게임중독이라는 질병군으로 묶이면 몇 명이 게임중독을 앓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활용해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게임이 중독을 유발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정 교수는 “프로게이머는 게임을 할 때 학습 시 사용하는 뇌로 전략을 짜면서 게임의 형태를 발전시키는데 이를 중독으로 보면 안 된다”며 “문제는 게임을 통해 자극만을 쫓는 자극추구형 게이머들이다. 이들은 연애, 여행, 운동 등 다른 것에는 관심없이 오로지 게임으로만 쾌락을 쫓는다”고 말했다.

이런 게임중독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게임이 아닌 다른 즐거움을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 교수는 “게임중독을 보이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친구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부모나 주변에서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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