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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범LG家 3세 주가조작 사건에 소액주주들 집단소송
-시가총액 6000억 벤처 상장폐지 위기
-파티게임즈 1주 1만600원 → 502원, 모다 7346원 →150원
-주주 300여명 경영진과 한국거래소, 회계법인 상대 손배소

범LG가(家) 3세 구본현 씨가 주가조작,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시가총액 6000억원의 벤처기업을 상장폐지 위기로 몰아넣고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해외로 도피했다. 소액주주들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냈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진원·이민경 기자]범LG가(家) 3세 구본현(51·사진) 씨가 시가총액 6000억원의 벤처기업을 상장폐지 위기로 몰아넣은 뒤 서울남부지검의 수사를 받게 되자 해외로 도주한 사실<헤럴드경제 24일 단독보도 참조>이 알려진 가운데, 소액 주주들이 단체로 민사소송을 냈다.

1주당 1만600원, 7346원이었던 주식이 각각 502원, 150원의 ‘동전주’가 돼 손해가 막심한만큼 구 씨 일당의 주가조작, 횡령·배임 범죄를 밝히고, 회계법인과 한국거래소의 부당한 감사의견 거절과 거래정지가 피해를 키운 책임을 묻다는 취지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파티게임즈의 모(母) 회사 ‘모다’의 소액주주들은 회사의 전직 경영진과 구 씨 일당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예정이다. 현재까지 소송을 제기하고자 하는 모다 소액주주는 100여명을 넘었다. 이들은 모다의 회계장부를 열람하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냈다.

또 파티게임즈(PATI Games) 주주 이모(55) 씨 등 소액주주 175명은 부당한 감사 의견으로 상장 폐지 결정이 난 것에 대해 한국거래소와 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지난달 초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상태다.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한결의 김광중 변호사는 “보도 및 금감원, 검찰 수사 상황을 통해 사안을 확인한 모다의 주주들은 그동안 통정거래 및 허위공시 주가조작, 횡령·배임 등의 범죄를 저지른 구 씨 일당에 대해 소송을 고려하고 있으며, 파티게임즈 주주들은 부당한 감사 의견으로 난 상장 폐지 결정에 대해 회계법인과 한국거래소가 피해를 키운 책임을 묻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주주들은 모다와 파티게임즈의 전직 경영진이 각각 3027원, 7097원대였던 주가를 1만6200원, 1만5887원까지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매도자와 매수자가 가격을 미리 정해놓는 ‘통정거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또 이들이 암호화폐 광풍이 불던 때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을 하겠다고 밝히거나, ‘벤처연합군’으로 유명한 유니콘 스타트업 ‘옐로모바일’에 합류한다고 했던 사실 역시 허위과장공시를 통한 주가조작 수법이라고 여기고 있다.

주주들은 전직 경영진의 범죄행위 외에 회계법인과 한국거래소도 소송 대상으로 삼았다. 그간 회계법인이 불성실하게 감사해 왔음에도 금융감독원 등에 의해 조사를 받게 되자 감사의견 거절을 무책임하게 내버렸다고 본다.
한국거래소에 대해선 사안에 따라 다르게 판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이유로 일괄적으로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면서 소액주주들의 손해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구 씨는 금감원 조사를 받고 검찰 수사를 피해 유럽 네덜란드로 출국한 상황이다. 이후 공범 이모(55) 씨, 최모(51) 씨가 구 씨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이 씨와 최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구 씨가 해외에 나가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해외에 나간 구 씨를 상대로 이 씨와 최 씨가 책임을 떠넘긴 상태로 불구속기소가 되고 재판이 진행된 뒤 가벼운 형량으로 형이 확정되면 구 씨가 한국에 돌아와 다시 이 씨와 최 씨에게 책임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의해 이 씨와 최 씨는 더이상 처벌을 받지 않고, 구 씨 역시 가벼운 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구 씨는 2016년 6월 단기 차입금을 갖고 코스닥 상장사인 파티게임즈와 모다를 인수했다. 파티게임즈는 모바일게임 ‘아이러브커피’ 시리즈가 흥행하고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 ‘아이템베이’ 등을 인수하며 널리 알려졌다.

구본현 씨는 구자경 LG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인 구자극 엑사이엔씨 회장의 아들이다. 2011년 구 씨는 엑사이엔씨 대표로 있으면서 추정 매출액을 허위로 꾸미고 사채업자와 함께 주가를 조작하는 수법 등으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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