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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탕ㆍ실현가능성ㆍ수도권집중’…서북부 철도 확충 3대 논란
“기존 발표 모아놓은 수준… 진전 없어”
‘선 교통, 후 입주’ 가능할 지 의문
서울 분산 대신 지방에 빨대 꽂을 우려

[지도=수도권 서북부 광역교통개선 구상안 도면. 국토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토교통부가 고양 일산, 인천 검단, 파주 운정 등 수도권 서북부 신도시를 연결하는 철도 개통 방안을 내놓으며 3기 신도시에 대한 기존 신도시 주민의 불만을 달래고 나섰지만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발표된 사업 대부분이 기존에 추진돼 왔던 노선을 재탕한 데다, 언제 개통될 수 있을 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3기 신도시 성공을 위해 개발할수록 수도권 집중만 강화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 “서북부 8개 노선 추진… 기존 발표 사업 되풀이” =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업 추진을 언급한 철도 노선은 총 8개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인천2호선 일산 연결, 대곡~소사 전동열차 일산~파주 연장, 서울 3호선 파주 운정 연장, 고양선, 한강선, 김포도시철도, 인천1호선 검단 연장 등이다. 일산ㆍ검단ㆍ운정신도시 각각에 3개 노선씩 새로 개통하겠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이렇게 되면 그동안 단절되었던 검단, 김포, 일산이 GTX-A를 중심으로 연결되고 경의중앙선, 서울 지하철 3호선, 김포도시철도, 공항철도 등 동서방향으로 구축된 노선들이 남북으로 이어져 수도권 서북부 교통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인천2호선 일산 연결이나 대곡~소사 전동열차 파주 연장처럼 기존에 지역 주민들이 청원하거나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해 오던 사업을 중앙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나머지 사업은 기존에 알려진 것들을 모아놓은 수준이라는 점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운정신도시연합회 관계자는 “대곡~소사 복선전철 연장은 검토해보겠다는 수준이고, 서울 3호선 연장도 주민들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원했는데 진전된 발표가 없다”며 아쉬워했다.

▶ 제때 개통될 수 있을까 = ‘수도권 서북부 광역교통개선대책 구상안’이 그저 구상 수준에 그칠 뿐 구체적 실행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북부 철도망의 중심축이 되는 GTX-A는 사전준비작업을 마치고 이르면 이달말 착공할 예정지만 정부가 목표로 삼은 2023년말까지 개통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여전히 물음표다. 철도는 땅을 파면 기본적으로 60개월이 걸리지만, 북한산 국립공원을 관통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환경영향평가도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그나마 GTX-A나 김포도시철도는 착공이라도 했지만, 인천2호선 일산 연장, 서울3호선 연장, 한강선은 사전타당성조사 단계다. 이달 초 3차 3기 신도시 발표 때 함께 공개했던 고양선 추진은 예비타당성 면제 여부를 놓고 국토부와 기재부의 입장이 완전히 합의를 보지 못했다. 정부가 제시한 ‘선 교통, 후 입주’ 원칙을 지키기 쉽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3기 신도시 성공은 지방에 재앙? =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3기 신도시 개발을 성공시키려 교통인프라와 자족시설을 확충하면 할수록 수도권 집중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막강한 인프라 때문에 서울에 대한 수요를 분산시키기는 쉽지 않고, 반대로 지방의 기업과 인력을 빨아들이는 빨대 역할만 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장관은 “모든 수요를 서울과 강남에서 담아낼 수 없기 때문에, 전국 어디에 살거나 주거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교통대책을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지방의 주거만족도는 수도권에 비해 한참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금 전국 모든 도시가 교통망, 자족성 확충을 내걸고 있다”며 “1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발표로 지역 균형 발전에 신경을 쓰나 싶더니, 3기 신도시로 다시 균형을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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