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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론조사의 정치학] 같은 조사인데 결과는 ‘널뛰기’ 왜?
ARS vs 전화조사원 인터뷰 등
조사 방식 따라 결과 달라져
“수치 등락말고 전체 흐름 살펴야”


38% vs 24%, 42.3% vs 31.1%.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와 한국갤럽이 최근 각각 발표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들은 최소 1000여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펼치지만 그 결과는 판이하게 다를 때가 많다. 같은 조사에서도 시기와 상관없이 결과가 ‘널뛰기’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여론조사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의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여론조사 결과가 이같이 널뛰기를 하는 요인으로는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방식의 차이가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조사 규모와 조사 기간은 물론 구체적인 조사 방법에 따라 여론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통계학과 전문가는 “여론조사의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며 “그래서 조사방식이 다른 여론조사를 서로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리얼미터의 경우 2~3일 동안 약 1000~1500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기능인 ARS 방식을 주로 사용해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반면 한국갤럽은 3일에 걸쳐 무작위로 추출한 1000여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를 실시한다.

이같이 상이한 설문조사 방식으로 인해 표본과 상관없이 그 결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ARS 방식은 특성상 편향된 표본을 모을 수 있다는 시각도 뒤따른다. 익명의 여론조사 전문가는 “조사원이 직접 전화를 걸면 응답자가 귀찮아하면서도 답을 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ARS 방식은 음성 메시지를 끝까지 듣는 수고로움을 감수하는 비율이 낮다”며 “끝까지 ARS 조사에 응한다는 것은 그만큼 정치적인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같은 기관이 동일한 조사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의 결과가 급격히 달라지는 것에 대해서도 의견은 분분하다.

리얼미터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9일 1.6%포인트 차이를 보인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율 격차는 일주일 만에 13.1%포인트로 벌어졌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박빙 양상을 보이는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에 대해 “한 군데만 이상한 결과를 보도했고, 나머지는 대개 10%포인트에서 15%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고 말한 직후여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 또한 여론조사 특성상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른 여론조사 전문가는 “급격한 지지율 변화가 드물기는 하지만 불가능한 현상은 아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론조사를 대하는 태도라고 강조한다. 단순히 수치의 등락을 따지기보단 여론조사의 방식과 큰 흐름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전문가는 “여론조사 결과에 오차범위를 적시하는 이유는 같은날 같은 여론조사를 하더라도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여론조사의 수치보단 긴 호흡으로 전체적인 흐름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인용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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