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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公職, 승부처는 피처링 뿐

  • 기사입력 2019-05-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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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풍성한 장미를 기대했는데 코스모스의 잎이 떨어지는 걸 목격한 기분이다. 관료의 복지부동(伏地不動)을 개탄한 당청(黨靑) 고위직의 밀담이 마이크를 타고 새어나온 건 여러모로 꺼림칙하다. 권력은 아직 서슬퍼래야 하는데, ‘늘공(늘 공무원)’을 어쩌지 못하고 있었다.

리더십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갈 길이 구만리인데 조력자여야 할 공무원을 고위직에 오른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이 들쑤셔 놓았다. 복지부동이란 말은 그 자체로 모욕적이다. 의지는 실종됐고 눈치만 본다는 의미가 서려 있다. 영어로는 ‘apathetic attitude’다. 무관심한 혹은 심드렁한 태도를 뜻한다. 그들은 우리와 달리 권력자와 공복을 주종(主從)이 아닌 수평적 관계로 대한다는 걸 추론할 수 있다.

관심 둘 대목은 이들의 신경전을 시장ㆍ민간은 무의미하게 본다는 점이다. 정권의 상층부만 관료 주도로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옛 사고에 갇혀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은 터무니 없지 않다. 정부가 정한 국가발전전략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신남방정책을 짚어본다. 금융권에서도 생존 차원에서 동남아 주요 국가에 진출하는 걸 숙제로 삼고 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가 금융기관장을 모아 놓고 간담회도 하고, 금융당국도 신남방진출 지원태세를 정비하는 중이다.

“제발 가만히 있으라고 해주세요” 금융계의 해외사업 담당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보면 이런 말을 한다.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면서 토로한 불만이다. 막상 이 베테랑들은 당국자에겐 꽤 정제된 말로 ‘부탁’을 한다. 권력자들 눈 밖에 나선 안 된다는 행동강령을 은연 중 체득한 것으로밖에 풀이되지 않는다. 공직자들은 “업계가 뭘 원하는지 이미 알고 있다”고도 한다. 쌍방이 애로사항을 교감하고도 변하는 건 하세월인 세상을 살고 있는 셈이다.

민간에선 정부 주도로 상대국을 공략하려는 시도는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국에서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돌격 앞으로’ 식의 움직임에 동남아 엘리트 집단이 넋놓고 있을리 만무하다.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한 K팝이 한류 첨병으로 신남방에서 위세를 떨친다고 해서 경제ㆍ금융 분야에서도 그들이 다 내어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부ㆍ공무원은 뭘 해야 하는가. 일부 금융사들은 관(官)의 도움 없이도 신남방 국가에서 괄목할 만한 인지도를 쌓았다. 깔린 판이 잘 굴러가도록 장애물을 걷어주는 역할에 국한하는 게 옳다. 어떤 정책이든 마찬가지다. 공무원은 과감하게 뒤로 물러나는 용기가 필요하다. 조연으로도 공직의 본분을 다할 수 있다. 국내 대중가요계에서 랩이 득세한 2000년대 이후엔 피처링(featuringㆍ다른 가수의 연주나 노래에 참여해 도와주는 일)만 잘해도 대박을 터뜨린 곡이많다. 완창(完唱)만 감동을 주는 건 아니다. 

홍성원 IB금융섹션 금융팀장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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