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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고영직 문학평론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아이 존재를 품는 ‘기쁨의 공화국’

  • 기사입력 2019-05-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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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나보고 맘충이래.” 2016년 최고의 화제작인 조남주 소설 ‘82년생 김지영’에 나오는 대사이다.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동네 공원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는 82년생 김지영을 보고 서른 전후의 직장인들이 하는 말이다. “맘충 팔자가 상팔자야”라는 힐난도 빠지지 않는다. 육아가 마치 여성의 일인 것처럼 인식하고, 돌봄과 육아 같은 그림자노동을 사회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우리 안의 성차별적인 시선을 잘 보여준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간주되고, 심지어 ‘육아폭탄’인 양 취급되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 그런 사회는 지속가능하지도 않으며, 미래 또한 불투명하다. 엄마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서도 출산과 양육에 대한 새로운 시선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고, 안전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제도 정비를 해야 한다. 최근 인류학자 새러 하디가 제안한 ‘알로마더(allomother)’ ‘알로페어런츠(alloparents)’처럼 확대가족의 가능성을 문화인류학적으로 탐색하는 개념들이 새로운 주목을 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에게는 ‘서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문제’가 아니라 ‘존재’로 보려는 시선 전환 또한 요청된다. 영유아 시절부터 아이들을 유능하게 만들기 위해 어른이 정한 미래의 직업 준비를 위해 학원 등지로 내모는 것이 아닐까 자문자답해야 한다. 영유아 시절 또래친구들과 놀 줄 몰랐던 아이들이 훗날 더 이상 놀 줄 모르는 어른으로 변신하게 된다. 그런 어른들은 ‘드높은 문화의 힘’(김구)을 알지 못한다. 19세기 영국 여성시인 메리 보탐 호위트는 썼다. “신이 우리에게 아이들을 보내는 까닭은 / 시합에서 일등을 만들라고 보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아이들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또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 내면의 야성(野性)의 힘을 회복하는 데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 교육 문제는 결국 사회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하는 질문은 우리가 어떤 미래를 상상하는가 하는 사회 비전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 영유아 및 어린이의 성장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아야 하며, 발달단계에 맞게 기획하고 자극하며 아이들을 ‘각성된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집중해야 마땅하다. 야생성을 기르는 문화예술교육이 더 중요해진 셈이랄까.

5월 넷째주는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이다. 이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손 잡고 문화예술교육 관련 담론을 탐색하는 국내외 교류의 장이다. 올해 주제는 ‘영유아 문화예술교육’이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격려와 기대 그리고 지원 외에는 다른 것은 전혀 불필요하다. 영유아 및 어린이들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 서로 손잡기의 원리가 제일의 가치라는 점을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어른들의 변화가 필요하다. 예술강사를 비롯해 참여자들이 아이였던 나를 생각하며 내 안의 ‘어린이’라는 존재가 왼쪽 가슴에 제대로 있는지 확인하며 우리 모두 말랑말랑해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내 안에 어린이라는 존재가 있는 ‘어른이’들은 언제나 항상 호기심을 갖고 자기 자신의 현재는 물론 미래에 대해 질문할 줄 알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계감(世界感)’을 간직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타인에게 사랑받는 시민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고영직 문학평론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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