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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정상화, 주사위는 던져졌는데…與野 ‘정치냐, 성과냐’
-성과내는 집권여당, 할 일은 하는 제1야당
-여야 원내지도부, ‘정치’ 아닌 ‘성과’ 낼까
-잘못하면 지지층ㆍ당 지도부로부터 외면…고심 또 고심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국회 정상화 방안 논의를 위한 ‘호프 타임’ 회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ㆍ홍태화 기자]국회 정상화에 시동은 걸렸다. 두달 넘게 계속됐던 ‘패스트트랙 정국’도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길었던 파행의 시간만큼, 정상으로 되돌리는 길은 결코 순탄하지만 않다. 여야 모두의 ‘명분’과 ‘실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묘수 찾기에 나섰다.

22일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일단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했다. 오는 24일 임시국회 소집요구서 제출, 27일 또는 28일 대통령의 시정연설 순이다. 그 과정에서 파행 정국에 대한 여권의 ‘유감표명’ 수준의 명분 내주기가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은 과제는 각 당 지도부가 100여명이 넘는 소속 의원들의 동의를 받아내는 일이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도, 자유한국당도 원내 지도부와 당 소속 개별 의원들의 생각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 지도부는 국회 정상화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일부 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그간의 정치적 대결 과정에서 쌓인 앙금이 여전하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정상화’에 방점을 찍었다. ‘투트랙론’도 나오고 있다. 지지층 결집 같은 정치 얘기는 이해찬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이 하고, 원내지도부는 ‘성과’를 내는데 원내에서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달창’이라는 도발에도 저격성 발언을 하지 않았다. ‘꾹 참았다’는 것이다. 이른바 ‘성과 내는 민주당’을 위한 인내라고 전해졌다.

한국당 역시 당 대표를 중심으로 원외싸움을 계속할 것이냐, 원내싸움으로 방향을 틀 것이냐는 갈림길에 섰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대충 국회만 열면 된다는 식으로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안된다”며 “여당과 청와대가 풀어야 한다”고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선거법과 공수처법에 대한 결단을 촉구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한 길을 보여준 셈이다. 

18일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 세 번째부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

실제 이인영, 나경원 두 원내 지도부는 강경한 대치를 이어가는 당의 상황과는 다르게 물밑 협상을 계속해왔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전화를 진짜 많이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두 당 모두 내부 상황이 변수다. 당 소속 의원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원내지도부가 협상을 해도 소용이 없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우리가 사과를 받아야지, 왜 유감표명을 하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한국당에서는 지지층 결집에 성공하고 있는데, 뭐가 급하냐는 ‘시기 조율론’도 우세하다. 총선을 앞두고 지금 상태로도 지지층을 결집하고, 지지율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여야 원내 지도부는 디테일에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다. ‘제목’부터 난제다. ‘사과냐, 유감표명이냐, 어떻게 입장표명으로는 안되겠느냐’ 등 여러 제안이 난립한다. 어느 선으로 정리돼야 지지층에게 얻어맞지 않을까라는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내용은 더 어려운 부분이다. 제목을 유감표명으로 해도 이번에는 목적어가 문제다. 패스트트랙 지정 자체에 대한 것이냐, 아니면 국회 파행 전반에 대한 것이냐는 시각이 충돌한다. 그래서 중간지점으로 집권여당의 책임이라는 말이 나온다. 집권여당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유감표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야 실무진들은 이에 계속적인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ㆍ자유한국당 정양석ㆍ바른미래당 이동섭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회동을 했으나 합의안 도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협상의 책임자인 원내대표 회동도 이에 일정을 잡기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결국 원내지도부가 탐색전만 하다가 5월 내 국회 정상화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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