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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전의 명수 MBK...우리銀과 동맹으로 롯데카드 얻었다
자금력ㆍ명분 갖춘 구조로
각종 논란 한앤컴퍼니 ‘격추’
코웨이ㆍING생명ㆍ두산공작
이어 4번째 ‘막판 뒤짚기’


[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롯데카드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MBK파트너스가 막판 역전에 성공했다. 금융지주사로 탈바꿈하며 카드사 등 비은행 부문 확장이 절실한 우리은행을 막판에 우군으로 끌어들인 것이 탈세 의혹에 발목이 잡힌 한앤컴퍼니를 꺾는 ‘신의 한수’가 됐다.

21일 롯데지주가 한앤컴퍼니 대신 MBK-우리금융지주 컨소시엄으로 우선협상 대상을 바꾼데에는 우리금융지주가 갖는 금융계 비중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에는 하나금융지주가 증자 없이 1조원을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지분 70% 인수에 자신감을 내비치며 롯데 카드 인수전에서 앞서나갔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 인수가 결정될 경우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나왔다. MBK는 지분 20%를 우리은행에 넘기는 구조를 짜면서 역전을 시도했다. 올해 지주사 전환 첫해로 자본위험도 평가와 관련해 표준 등급법을 적용받는 우리은행입장에서도 괜찮은 구조였다. 우선 지분투자자로 롯데카드에 발을 담근 뒤 향후 내부등급법 전환으로 자금이 확보되면 MBK의 지분을 인수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설 수 있어서다.

하지만 정작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지분 80%를 무려 1조 4400여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써낸 한앤컴퍼니였다. 그런데 그 뒤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한상원 대표가 KT 새노조가 엔서치마케팅(현 플레이디)를 KT 자회사 나스미디어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탈세를 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롯데지주가 사모펀드에 지분을 일단 넘긴 후 지주사 요건을 갖춰 향후 다시 지분을 되사오지 않겠냐는 ’지분 파킹‘ 의혹까지 일었다. 결국 우선협상대상자는 지분 80%에 대해 1조2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 MBK-우리금융 컨소시엄으로 넘어오게 됐다.

MBK파트너스는 코웨이나 ING생명, 두산공작기계 등 굵직한 인수 경쟁에서 초반 물을 먹더라도 경쟁자들이 막판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역전에 성공하는 저력을 보여왔다. 2012년 웅진코웨이 인수 당시에는 우선협상대상자인 KTB PE가 지주사와의 합작사 설립에 시간을 지체하는 사이 웅진그룹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틈을 타 딜을 따냈다.

2013년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인수전에서는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동양-보고 컨소시엄이 계열분리를 통한 자금 조달에 차질은 빚으면서 우선협상권을 넘겨 받았다. MBK파트너스는 당초 계획보다 인수물량을 높게 제시(90.1%→100%) 하면서 딜을 마무리지었다.

2016년 두산공작기계 인수전 또한 MBK파트너스의 자금조달력 우위가 조명받았던 사례다. 당시 스탠다드차타드(SC) 프라이빗에쿼티(PE)는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금액(1조1800억원)보다 많은 1조3600억원을 써내며 우선협상 자격을 따냈지만, 결국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기간 내에 자금조달 계획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SC PE의 배타적 협상권이 박탈된지 고작 3일 후. MBK파트너스는 당시 3조원으로 조성됐던 3호 펀드의 미투자자금과, 우리은행, 하나금융투자 등 금융권으로부터 확약받은 인수금융을 내세워 협상권을 넘겨받았고, 당초 제시한 금액보다 싼 금액(1조1308억원)에 인수를 완료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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