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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도자가마 보고, 직접 만들고, 구입도 하고…도자기고장 이천 ‘예스파크(藝’s 파크)‘를 아시나요
12만평 ‘도자기 마을’ 200여 공방 500여 작가 작업 ‘이천의 헤이리’ 연상
작업 관람ㆍ작품보고 구매까지…도자기 유리 목공 등 체험코스도 다양
 

이천 예스파크는 도자기와 관련된 것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전통가마로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남양 이향구 장인은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도자기와 친숙해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갈 수 있으면 작가나 관람객 모두 좋은 일” 이라며 예스파크의 ‘홍보맨’을 자처하고 있다. 김성진 기자 /withyj2@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천)=김성진 기자] 서울에서 한시간 남짓한 거리에는 도자기로 유명한 곳이 몇군데 있다. 경기도의 이천과 여주, 그리고 광주 등 3곳이다. 과거 광주에는 왕실에서 쓰는 자기를 굽던 요(窯)가 있었다. 이천은 전후에도 가마들이 제법 남아있었고 이때문에 작가들이나 장인들이 모여들면서 도자기의 고장으로 불리게 됐다. 여주에도 생활자기들을 굽는 곳들이 곳곳에 있다.

과거 청자, 백자 등 도자기는 부유층이 모으거나 집을 꾸미는 고가의 장식품, 아니면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문화재가 대부분이었고, 일반인들에겐 그만큼 거리감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저렴한 생활형 자기부터 적당한 가격대의 작품, 명인들이 만드는 고가의 작품들까지 종류도 다양해졌고 자신의 형편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도자제품을 접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이 꼭 들러볼 만한 곳이 대표적인 도자도시 이천의 새로운 랜드마크 ‘예스파크(藝’s 파크)’다.

12만평의 대지 위에 자리잡은 예스파크에는 200여개의 공방에서 500여명의 작가들이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이천시청 제공]

일견 외형상 경기도 파주의 미술인마을 헤이리를 연상시키지만 조성된 배경이나 구성원, 목적은 판이하게 다르다. 이천시 신둔면 40만㎡(약 12만 3000평)의 넓은 공간에 자리잡은 예스파크는 이천시가 2008년부터 주도해 도자기라는 주제로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공예마을이자, 작품실, 갤러리, 도자기판매가 이뤄지는 곳으로 조성한 곳이다. 10년간 약 752억원이 투입됐으며 현재 200여개의 공방에서 500여명의 아티스트들이 터를 잡고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천 세라피아와 설봉공원에서 열렸던 이천도자기축제도 작년부터 예스파크로 옮겨서 열렸다. 본격적인 도자기의 메카가 된 셈이다. 이천에는 대한민국 도자기명장 8명, 이천 도자기명장 18명 등 총 23명(중복 3명)이 활동하고 있고, 이천 관내에는 총 500여곳의 도예공방이 창작활동을 벌이고 있다.

필지를 사들인 작가들은 자신의 스타일로 건물을 짓고 작업 공간, 전시 공간, 판매 공간, 주거 공간을 꾸며 놓았다. 각 작가들마다 개성있는 건물에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내 이곳을 찾는 관람객이자 소비자들과 교감한다.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작가들이 직접 만들어낸 제품들을 둘러보고(갤러리), 마음에 드는 것을 사거나, 내부에 자리잡은 작업실에서 제품을 만드는 모습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관람객들이 도자기를 빚거나, 기본형 자기에 그림을 그려넣는 등의 체험코스도 다양하다. 체험한 작품은 공방에서 구워 집으로 보내주기도 하니 ‘나만의 자기’를 만들어 소장할 수 있는 흥미로운 경험이 될 수 있다.

4개의 출입구가 있는 예스파크는 가마마을, 회랑마을, 별마을과 카페거리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파크를 전체적으로 둘러볼 수 있는 ‘사부작길’이 만들어져있다. 길 따라 걷다가 갤러리도 둘러보고, 산책도 하고 좀처럼 접하기 힘든 다양한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도자기공방 외에도 유리, 고가구, 목공예, 규방공예, 섬유, 우쿨렐레 등 다양한 공방이 일반인 체험코스를 마련해놓았다.

예스파크에서 도자기에 대한 기초지식을 알고 싶다면 남양 이향구 명장의 ‘남양요’를 찾으면 된다.

전통가마로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남양 이향구 장인은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도자기와 친숙해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갈 수 있으면 작가나 관람객 모두 좋은 일” 이라며 예스파크의 ‘홍보맨’을 자처하고 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이 명장은 지금도 전통가마에 소나무장작을 때 자기를 구워낸다. 작품도 고가에 거래될 만큼 명망있는 장인이면서 한편으로는 도자기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예스파크의 홍보창구‘역을 마다하지 않는다. 남양요를 찾는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설명도 하고, 체험도 안내해주고, 직접 물레에서 도자기 빚는 모습도 시연한다. 격의없고 구수한 말투로 해주는 설명을 듣노라면 이웃집 아저씨같은 친근함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 명장은 “일반 관람객에게 설명해주고 도자기 빚는거 보여주고 이런게 내가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이 좀 더 그런 것에 친근함을 느끼고 예스파크에 와서 즐길 수 있게 된다면 좋은 것 아닌가”라며 기꺼워한다. 본인의 작품활동을 할 시간을 빼앗기는거 아니냐는 말에 그는 “만들 시간은 짬짬이 충분하다. 그리고 다른 작가분들이 작품은 잘 만드시지만 말은 내가 제일 잘해”라며 농담을 던진다. 이 명장이 대표적인 홍보맨(?) 역할을 자처하지만, 다른 작가들도 관람객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다. 작업실 견학이나, 체험, 작품 설명 등에 불편해하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예스파크에 머물며 여유있게 둘러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홈스테이를 하는 곳도 있다. 지리적으로 수도권과 가깝다 보니 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공방들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참고할만하다.

파크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차량을 이용해 원하는 곳에 잠시 멈추며 관람을 하는 것도 가능하고, 전기오토바이 같은 가벼운 이동수단을 렌트해서 다닐 수도 있다.

물레로 도자기를 만들어 보거나,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고, 유리공예 목공예 등도 체험할 수 있다. 유리공방 FLUX에서 ‘블로잉’ 방식으로 유리만드는 체험을 하는 모습.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초행길이라 어디를 봐야 할지 고민이라면 ‘남양도예’를 비롯한 가마마을에 들렀다가, 민화를 소재로 다룬 도자기 공방 ‘여기담기’, 옹기제작방식으로개성있는 자기를 만드는 ‘판스튜디오’, 커다란 달항아리로 알려진 ‘흙으로 빚은 달’, 유리공예 체험을 할 수 있는 ‘FLUX’ 등을 추천한다.

체험과 쇼핑으로 피곤해졌다면 카페거리에서 요기를 하거나 차 한잔을 들며 휴식을 취하는 것도 괜찮다.


이밖에 설봉공원과 그 옆에 자리한 도자복합문화공간 세라피아도 많은 이들이 찾는다. 세라피아에서는 2년마다 열리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와 다양한 기획전이 마련되어 있어 세계의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또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은 공룡을 테마로 꾸며진 공룡식물원도 들러볼 만하다. 식물원 조성 전의 산과 나무를 거의 살린 채로 산책로와 인공호수를 만들었고 아이들을 위한 3D영상실, 공룡 및 곤충 모형들도 인기가 있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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