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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원보다 들판의 꽃’…마이너 국가관 매력‘뿜뿜’
2019 베니스비엔날레
각국 현대미술 프로모션의 격전장
진정한 미술올림픽의 현장에 긴 줄 

베니스비엔날레는 크게 본전시와 국가관 전시로 나뉜다. 본전시는 총감독이 자신의 역량을 집중한 전시라면 국가관은 각국의 현대미술을 프로모션하는 장이다. ‘미술 올림픽’의 현장은 바로 이 국가관 전 시다. 올해 베니스는 자르디니 내 상설전시장을 마련한 국가들보다 아르세날레 안 혹은 본 전시관 밖에 전시장을 마련한 마이너 국가관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가나관, 칠레 관, 리투아니아관, 프랑스관 전시전경.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베니스(이탈리아)=이한빛 기자]‘미술 올림픽’으로도 불리는 베니스 비엔날레의 꽃은 단연 국가관 전시다. 매 2년마다 본전시를 책임지는 총감독이 바뀌고, 그에 따라 새로운 주제가 발표 되지만 국가관은 이와 큰 상관없이 자국의 동시대미술을 보여주고 프로모션하기 위한 장으로 변한다. 총 89개 국가관은 올해도 총성없는 전쟁을 변함없이 이어갔다. 특이점은 2019년 베니스에선 자르디니 내 상설전시장을 마련한 국가들보다 아르세날레 안팎에 자리한 비상설 국가관의 약진이 도드라졌다는 것이다. 주목할만한 국가관 전시를 헤럴드경제가 모아봤다. 

굴곡진 역사와 발전의 궤적 한눈에

▶올해 첫 도전 ‘가나’=가나관은 올해 베니스에 데뷔했다. 큐레이터는 나나 오포리타 아임(Nana Oforiatta Ayim)이 맡았다. 전시는 ‘가나 프리덤’을 주제로 엘 아나추이(El Anatsui)와 이브라힘 마하마(Ibrahim Mahama), 펠리시아 아반(Felicia Abban)등 가나와 그 디아스포라에 뿌리를 두고 있는 여섯명의 예술가를 소개했다.

아르세날레 안에 위치한 가나관은 가나 전통가옥 형태를 차용한 건축물 형태로 관객을 맞이한다. 건물의 둥근 곡선을 따라 이동하면 가나의 굴곡진 역사와 발전의 궤적을 그대로 담아낸 회화와 설치,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작품 하나 하나가 상당한 아우라를 자랑하며, 마지막 엘 아나추이의 대형 설치작으로 마무리된다.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을 지낸 엔 오쿠이가 올해 작고하기 전 전시 구상에 상당한 조언을 했다. CNN은 가나관에 대해 스타들이 총출동해 데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고 호평했다.

탈식민과 인식의 전환 제시로 눈길

▶꼼꼼한 준비 ‘칠레’=칠레관은 스페인 큐레이터인 오거스틴 페레즈 루비오(Agustn Prez Rubio)의 지휘로 볼루스파 하르파(Voluspa Jarpa)의 작업을 선보인다. ‘바뀐 시각(Altered Views)’이라는 주제아래 17~20세기 사이 다양한 유럽의 역사와 사회현상을 살펴보는 것을 통해 식민지 국가들의 인종, 성, 권력에 대한 시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본다. ‘헤게모니 박물관’을 컨셉트로 인종, 식인풍습, 성인지, 문명과 야만, 군주국과 공화국 등 7개 분야를 통해 탈식민과 인식의 전환을 제시한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가운데 설치된 유리관에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총 7개 면으로 이뤄진 유리관에선 각각의 헤게모니에 대한 설명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밖의 풍경과 겹치며 해당 헤게모니를 표현한 작품을 다시 한 번 주의를 기울여 보게 한다.

개관 전부터 줄서기 진풍경 연출

▶최대 2시간 대기 ‘프랑스관’=자르디니에선 프랑스관이 가장 인기였다. 한창 관람객이 몰릴 땐 대기시간이 2시간을 훌쩍 넘겼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부 관객들은 개관 시간전부터 자르디니 입구에서 대기하다, 개관과 동시에 프랑스관까지 뛰어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하 후문으로 입장하면 물고기, 버려진 휴대폰과 담배꽁초로 쓰레기더미가 돼버린 바다를 재현한 조형물과 조우한다. 설치작업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20분 정도 달하는 영상도 함께 봐야한다. 이른바 ‘인류세’로 불리며 지구에 미치는 영향력이 극대화 된 인간들의 이기심이 적나라하다. 전시장 바닥이 유리라 동시 관람객이 80명에 불과하다. 큐레이터는 마르타 키르첸바움(Martha Kirszenbaum), 작가는 로르 프루보스트(Laure Prouvost).

인공해변 조성 환경재앙에 포커스

▶대망의 황금사자상 ‘리투아니아’=조용했던 주택가에 긴 줄이 형성됐다.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리투아니아관을 찾은 관객들이었다. 상설전시관이 없어 본전시관 밖에 전시장을 마련한 리투아니아관은 ‘태양과 바다(Sun & Sea)’라는 제목아래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 점점 사라져가는 해변과 환경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전시장 내 인공해변을 조성하고, 20여명의 오페라 가수들이 하루종일 ‘휴양객’을 연기하며 환경재앙을 우려하는 노래를 부른다. 관람객들은 2층에 마련된 객석에서 이들을 바라보며 그 의미를 곱씹게 된다. 영국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루시아 피트로이스티(Lucia Pietroiusti)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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