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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형IB, 발행어음 덕분에...B급 사모사채 발행 급증
금리 매력적, 공시부담 없어
발행사도 조달비용 낮출 수
전매 제한에 유동성도 부족
개인투자자 각별히 유의를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올해 들어 신용등급 ‘A’ 이하의 비우량 회사채 발행 물량이 급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발행 물량의 3배에 육박할 정도다. 공모 회사채 시장의 흥행 열기가 사모 시장까지 전파된데다, 발행어음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려는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의 수요가 겹친 영향으로 보인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사모 시장에서 발행된 신용등급 ‘A’ 미만(한국기업평가 기준) 회사채 발행 물량은 296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된 ‘A’ 등급 미만 발행 물량인 1035억원의 3배에 근접하는 수치다. 지난해 전체 발행물량 5262억원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다.

회사채 사모발행은 발행기업이 최종 매수자와 발행조건을 직접 협의한다.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발행되기 때문에 인수기관인 증권사 등이 총액을 인수해 발행하는 공모발행과 달리 투자자 보호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기업의 재무 사정을 전체 시장에 속속들이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비우량 회사채 발행은 주로 사모시장에서 이뤄져왔다. 그러나 최근의 추세에서 주목할 점은 공모 시장에서 충분히 발행될 수 있는 신용등급 ‘BBB+’의 회사채도 사모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신용등급 ‘BBB+’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올해에만 세차례에 걸쳐 사모 시장에서 300억원을 조달했다. 같은 등급의 현대삼호중공업과 AJ네트웍스도 각각 1400억원과 150억원을 조달했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낮은 금리에 미리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늘고 있는 데다 증시 변동성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갈곳을 잃은 자금도 많아 회사채의 수요와 공급이 함께 급증하고 있다”면서 “공모 시장의 열기가 사모 시장으로 번지면서 비우량물 사모 발행도 함께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17년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도 비우량물의 사모 발행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달자금 50% 이상을 기업금융으로 운용해야 하는 발행어음 사업자들이 오버부킹 상태에 있는 공모채 시장에서 원하는 물량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다보니 사모채 발행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발행어음 금리가 최고 연 3% 수준에 달하다보니 금리 매력이 높은 A등급 미만 채권을 주로 운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KB증권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고 신한금융투자도 사업 인가를 위해 자본금을 늘린 만큼 이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비우량 사모사채에 투자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사모 사채에 대해서는 1년간 전매 제한이 있다”며 “시장 자체에 유동성이 부족하다보니 투자한 기업의 재무구조가 악화되더라도 채권을 매도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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