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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무줄 소비자가격②]사라진 ‘서민 술’, 광어값 폭락해도 횟집은 요지부동…소비자만 봉?

  • 기사입력 2019-05-1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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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출고가 60원 인상에 업소 판매가 1000원 ↑
-‘관세 인하’ 수입 가공식품 소비자가는 그대로
-“농수산물 등 유통가격 모니터링 강화해야”

주류와 일부 가공식품 등이 유통 과정을 거치며 소비자가격이 5~6배 수준으로 ‘뻥튀기’되는 탓에 소비자만 ‘봉’이냐는 원성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보는 소비자 모습.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돼지고기 값이 오르면서 1인분(200g)에 1만2000원하던 동네 고깃집 삼겹살 가격이 1만3000원으로 올랐다. 원재료 가격이 올랐으니 음식 값도 오르는 게 당연하다. 문제는 돼지고기 시세가 안정돼도 한 번 올라간 삼겹살 값은 내려올 줄 모른다는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관세가 내려갔지만 소비자가격은 그대로인 수입식품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만 ‘봉’이냐는 원성이 돌아오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가 소주 ‘참이슬’의 공장 출고가격을 최근 6.45%(65.5원) 올리면서 소매점 등에서도 본격 인상이 시작됐다. 편의점에선 지난 1일부터 참이슬 가격을 1660원에서 1800원으로 140원(8.4%) 올려받고 있다. 조만간 대형마트도 인상 행렬에 합류한다.

앞서 오비맥주가 ‘카스’ 등 주요 제품 출고가를 평균 5.3% 올리며 올해 주류업계 가격인상 행렬에 포문을 열었다. 아직 인상안 발표 전인 후발 주자들도 속속 가세할 전망이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 인상 요인이 산적하다는 게 공통된 입장이다.

문제는 60원 수준의 출고가 인상분이 소매점으로 가면 2~3배 불어나고, 음식점과 주점 등 유흥 채널로 가면 더 크게 뛴다는 점이다. 3000~4000원 받던 소주 한 병(360㎖)은 5000원, 4000원짜리 맥주 한 병(500㎖)은 5000원, 많게는 6000원까지 오르기 시작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인상률은 무려 20~25%에 달한다. 업주들은 매장 임차료와 인건비, 재료비 상승 등이 누적돼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선 여러 요인으로 누적된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입 가공식품에 대한 관세 인하 효과도 소비자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초 발표한 ‘수입가공식품 가격 및 유통실태 조사’ 자료에서 FTA 체결로 관세가 내려가면서 가격이 떨어져야 할 수입맥주와 초콜릿 등의 소비자가격이 변화 없거나 오히려 상승했다고 밝혔다.

미국산 A맥주(355㎖ 캔)와 네덜란드산 B맥주(500㎖ 캔) 통관 가격은 관세 인하 영향으로 각각 52원, 283원 하락했으나, 소비자가격은 되려 각각 248원, 73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산 초콜릿도 관세 인하로 통관 가격은 543원이 줄었는데도 소비자 가격은 오히려 18원 올랐다.

소비자원은 이같은 고무줄 소비자 가격의 원인으로 수입ㆍ유통업체 비용 및 마진(이익률) 확대를 꼽고 있다. 이에 소비자원은 수입 소비재 관세인하 효과가 소비자에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 이들 가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맥주와 초콜릿 뿐 아니라 치즈 등 유가공품까지 폭넓게 수입 소비재 유통가격을 살펴보고 있다”며 “이달 중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고 향후에도 점검을 이어가면서 소비자에게 가격정보를 지속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ㆍ축ㆍ수산물은 산지가격이 오르면 머잖아 소비자가격도 오름세를 보인다. 반대로 산지가격이 떨어질 때는 가격 반영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소비자 불만이 나온다. 일례로 ‘국민 생선’ 고등어와 갈치는 최근 어획량이 늘고 수입산 수요가 증가하면서 산지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소비자가격 하락폭은 그에 못 미친다. 지난 1월 기준 고등어 산지가격(1981원/㎏)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으나, 소비자가격(6806원/㎏)은 22% 떨어지는 데 그쳤다.

광어 산지가격도 지난해 8월부터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소비자가는 요지부동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가 발간한 광어 양식 관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제주산 활광어 산지가격은 ㎏당 8604원으로 전달보다 5.2% 하락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30.4%나 떨어진 가격이다. 봄철을 맞아 수요가 다소 늘면서 3월에는 전월 대비 4.1% 상승한 ㎏당 9229원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지난해 상반기 1만2000~1만3000원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도ㆍ소매 단계에서 중간 마진이 붙다보면 횟집에서 먹는 광어 값은 지난해와 차이가 없다. 생산농가는 농가대로,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수산물은 신선도가 관건이다보니 유통 단계에서 이런저런 비용이 발생해 소비자들이 산지가격 하락을 체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유통 구조를 위해 유통 단계별 가격 정보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이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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