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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빼미 공시' 달라지나…거래소 점검 착수
[헤럴드경제] 국내 상장사들의 오래된 악습인 ‘올빼미 공시’ 근절방안에 따른 한국거래소의 공시 점검이 지난 3일 착수됐다.

올빼미 공시는 상장사가 연휴 전날이나 연말 증시 폐장일의 장 마감 후 시간대처럼 투자자 주목도가 낮은 시점에 자사에 불리한 악재성 정보를 슬그머니 공시하고넘어가는 것을 뜻한다.

올빼미 공시를 반복하는 기업에 대한 명단 공개 등 금융당국의 제재 방침이 발표된 데 따라 이번 점검 시기에는 악재성 공시의 노골적인 지연공시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지만 일부 의심스러운 사례는 없지 않았다.

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휴 직전인 지난 3일 장 마감 후 상장사들의 영업과 관련한 주요 계약사항 해지나 취소 등을 알리는 공시는 없었다.

연간 매출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판매·공급계약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해지됐다는 내용은 대표적인 올빼미 공시 내용이다.

작년 연말 폐장일에도 이런 내용의 공시가 3건이나 이뤄졌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당국이 올빼미 공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한 만큼 기업들이 이제는 연휴 직전에 악재성 공시를 올릴 때 부담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올빼미 공시로 의심을 살 만한 사례는 없지 않았다.

롯데케미칼과 락앤락은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50% 이상 줄어든 1분기 실적을 3일 장 마감 후 각각 공시했다.

또 코오롱티슈진은 최근 논란이 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INVOSSA)와 관련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재개 승인 전까지 임상을 중지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고 같은 날 오후 5시 38분에 공시했다.

거래소는 올빼미 공시로 의심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이 불가피하게 그 시간에 공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면 기업 명단을 공개할 때 그 소명 내용도 함께 공개할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빼미 공시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적지 않지만, 주목도가 떨어지는 시간에 공시를 자주 하는 기업이 있다면 의도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연휴 전날 장 마감 후 공시는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어린이날 연휴 전날인 지난 3일부터 1년간 2회 이상 또는 2년간 3회 이상 반복해서 올빼미 공시를 한 기업들의 명단을 내년 근로자의날 연휴(5월1~3일) 직후에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또 올빼미 공시로 투자자들이 중요한 정보를 못 보고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올해 추석부터 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KIND)에서 전 거래일 주요 공시 내용을 팝업 형태로 띄워 재공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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