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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혀진 역사’ 이징옥을 다시 보다

  • 기사입력 2019-05-0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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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징옥은 김종서와 함께 조선의 북쪽을 지켰던 양대 거목이지만 ‘이징옥의 난’으로 역사에서 잊혀졌다. ‘세종실록’에선 애민정치를 펴고, 왕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고 기록된 그가 어쩌다 역도로 몰려 거열의 참사를 당한 걸까?

단종조 계유정난 당시 혼란한 틈을 타 북방의 여진족 세력을 등에 업고 대금황제(大金皇帝)를 칭하며 군사를 일으켜 역모를 도모했다는 것인데, 소설 ‘물망’의 작가 강호원은 이런 해석에 의문을 제기한다. 역모가 아니라 의거라는 주장이다.

종신들을 피살하고 단종을 사실상 구금상태에 둔, 왕위 찬탈의 야욕을 품은 수양대군의 계유정난에 반기를 들고 종사를 바로잡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다는 것이다.

소설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수양대군 무리에 맞서 일어선 이징옥과 그를 따르는 북방 무장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작가는 승리자의 역사 속에서 이징옥에 대한 평가는 물론 여진족에 대한 평가도 왜곡됐다고 본다.

수양대군은 이징옥의 거병 이후 보복 차원에서 친이징옥 성향의 올량합 여진족을 가차 없이 숙청하는데, 그 결과, 조선 건국 당시부터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온 여진족과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됐다. 올량합의 득음을 변형한 ‘오랑캐’가 비하적으로 쓰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작가는 이징옥에 대한 역사지우기의 연장선상에서 여진족과 관련된 우리 북방 역사도 상당부분 누락됐다고 본다.

소설은 이징옥과 함께 올량합 여진족장 낭발아현의 딸 토로고와 이징옥을 따르는 무장 김죽의 비극적인 사랑도 조명한다.

내부 배신으로 거병은 난으로, 충정은 역심이 된 이징옥을 통해 작가는 잊힌 충신과 함께 잊힌 역사를 재발견하고자 한다. 역사의 격랑 속에서 스러져간 이들에 대한 헌사인 셈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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