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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G·AI시대…헬스케어의 진화]초대형 병원들 너도나도 ‘미래형 병원’ 성큼
ICT기술 활용 첨단 시스템 개발 박차

‘미래형 병원’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집약돼 있는 곳이다. 현재 국내에서 미래형 병원에 가장 근접한 프로젝트는 고려대의료원이 지난 해 말 선포한 비전선포식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 해 의과대학 90주년을 맞은 고려대의료원은 ‘미래의학, 우리가 만들고 세계가 누린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약 3500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오는 2022년까지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가칭)를 완성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려대의료원은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혼합현실(MR), 빅데이터 등의 첨단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인텔리전트 병원으로 미래형 병원의 표준이 될 것”이라며 “집약된 연구 시스템과 빅데이터 활용기술을 통해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치료를 가능케 하고 암 치료뿐만 아니라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성 질환 등 중증질환에 정밀의료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미래형 병원은 차세대 클라우드형 병원정보시스템 상용화로 환자가 어떤 병원에 가서도 본인의 의료기록, 유전체, 그리고 ‘라이프로그’(생활습관 데이터)가 반영된 개인 맞춤형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병원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각종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생애전주기 검사가 가능하다. 아울러 인공지능을 통해 개인의 유전체에 따라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사전에 검사를 권고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토록 한다. 고려대의료원이 제작한 홍보 동영상 속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는 의미다. 이기형 고려대의료원 의무부총장은 “고려대의료원이 모두가 꿈꾸고 상상하는 미래의학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연세의료원도 SK텔레콤과 지난달 26일, 5G·AI·보안 등 최신 ICT 기술을 활용한 ‘5G 디지털혁신병원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따라 2020년 2월 개원 예정인 용인세브란스병원에 5G망을 구축하고 병원 업무와 환자 편의성을 높이는 디지털 솔루션 개발에 들어간다.

SK텔레콤의 음성인식 AI인 ‘NUGU’를 통해 TV 등 실내 기기 조작은 물론 위급상황 시 간호 스테이션과 음성 통화도 할 수 있다. 홀로그램 등 실감미디어 기술을 통해 보호자의 사이버 병문안도 가능하게 된다. 병원 내 위치 측위와 3D 맵핑을 통한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솔루션 등 영상인식기술 기반 AR 실내 길 안내로 검사실 등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4월1일 개원을 한 ‘은평성모병원’ 역시 스마트 진료 시스템을 강조했다. 은평성모병원은 AI를 기반으로 한 음성인식 시스템, 블록체인, 자율주행, 챗봇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세계 최초로 회진 및 안내 로봇인 챗봇이 의료진이 회진할 때 동행해 환자 정보를 제공하고 의료진의 음성을 인식해 실시간으로 의무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첨단 IT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 IT 기술이 적용되면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원격의료’다. 홍보동영상에서처럼 의사와 환자가 직접 대면해 진료하는 것이 아니라 통신망을 통해 진료 및 처방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격의료는 아직까지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 등으로 법안만 발의됐을 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수 차례 “원격의료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 헬스케어로 나아갈 길은 탄탄대로가 아닌 자갈밭일 수도 있다. 다만 최근에 식약처가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손목시계(웨어러블 기기)에 허가를 내주고 의료기기 분야에서 규제 샌드박스(신제품 출시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해주는 제도)를 적용하는 등 변화의 조짐’은 보이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을 보유하고도 너무 늦게 헬스케어 분야에 도입하게 되면 또 다시 다른 나라에 뒤쳐지게 될 것”이라며 “아예 도입을 하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적용한다면 한시라도 빨리 해 선점 효과를 누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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