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단독]점유율 50% 무너졌다…동원 양반죽 ‘20년 죽 강자’ 위상 흔들
-지난해 60.2%→올해 3월 43.6% 곤두박질
-CJ제일제당 ‘비비고죽’ 31.4% 급성장
-상품죽 시장 판도 들썩…경쟁 더 치열해질 듯

CJ제일제당 ‘비비고죽’ 가세 등으로 전통 죽 강자 동원 ‘양반죽’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은 양반죽 제품 이미지. [제공=동원F&B]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20년 가까이 국내 죽 시장 선두 자리를 지켜온 동원F&B ‘양반죽’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가정간편식(HMR) 강자 CJ제일제당이 죽 시장에 본격 가세하면서 양반죽 점유율이 십여년 만에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상품죽 시장 점유율 60.2%를 차지했던 양반죽은 지난해 11월 CJ제일제당이 ‘비비고죽’을 출시한 여파로 올해 1~2월 점유율이 51.2%로 떨어졌다. 가장 최근인 3월 조사에선 점유율이 43.6%까지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사이 비비고죽은 출시 한 달된 시점인 지난해 12월 점유율 22.7%를 기록하며 시장 2위인 오뚜기죽(15.1%)을 제쳤다. 이어 올해 1~2월 23.5%로 점유율을 늘려가더니 3월엔 31.4%까지 올라섰다. 시장 점유율 60~70% 대를 십수년간 유지해온 양반죽과 격차를 불과 10% 초반대로 좁힌 것이다.

대형마트 A사에서도 동원 양반죽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57%에서 올해(1~4월) 33%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초의 즉석죽 브랜드인 양반죽은 상품죽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지난 1992년 출시돼 2001년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뒤 19년째 선두자리를 지켜왔다. 전복죽, 쇠고기죽, 야채죽 등 가짓수만 20여종에 달한다. 상품죽 시장이 성장하면서 동원은 지난해 7월 광주공장에 약 3000평 규모의 양반죽 생산 라인을 준공하는 등 생산량 증대와 품질 개선에 나서기도 했다.

‘비비고죽’ 대표 제품 이미지 [제공=CJ제일제당]

하지만 CJ제일제당이 비비고죽으로 경쟁에 가세하면서 시장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비비고죽은 출시 4개월여 만에 700만개 판매고를 올리며 상품죽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햇반’ 등 상온 HMR 제품을 꾸준히 제조해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맛 품질 등에서 소비자 눈높이를 충족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동시에 신제품 출시 초반 이뤄지는 공격적 마케팅 효과도 어느 정도 반영됐다. 특히 용기형 제품이 대부분인 상품죽 시장에 1인분 용기형(280g) 제품 외 1~2인분 파우치(450g)도 함께 내놓은 것이 승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과거 죽 소비가 집 근처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1인 가구 중심으로 소량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대형마트 등에서 파우치형 제품을 대량 구매해 쌓아두고 먹는 수요까지 소비층이 확대된 것으로 CJ제일제당은 분석했다.

비비고죽 판매 호조에 탄력을 더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은 신제품 2종을 상반기 중 추가 출시한다. 아울러 미국 시장 등을 겨냥해 글로벌 전용 제품 준비하는 등 죽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죽 전문점 ‘본죽’을 운영 중인 본아이에프도 지난해 하반기 해장죽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상품죽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강자 동원의 입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다만, 상품죽 전체 시장 규모가 지속 성장하면서 각사 매출 자체는 함께 늘고 있는 추세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상품죽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410억원에서 2016년 563억, 2017년 717억원, 2018년에는 약 970억원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양반죽 매출도 2017년 대비 약 3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와 바쁜 맞벌이 가구 등 증가로 간편식 시장이 커지면서 상품죽 수요도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상품죽은 상온에서 비교적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전자레인지 조리 만으로 손쉽게 취식할 수 있어 소규모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간편식으로 자리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죽이 아플 때 먹는 특별식이 아닌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간편한 일상식으로 자리잡아가면서 다른 HMR 카테고리에 비해 성장세가 특히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 입장에선 더욱 품질 높은 제품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