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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A형 간염 환자 급증, 답 없으면 홍보라도 강화해야
2009년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이던 A형 간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4월까지의 A형 간염 확진자가 3600명을 넘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1100명이었다. 올해는 그 3배가 넘는다. 심지어 지난해 연간 감염자가 2436명인데 이미 한 해 규모를 웃돈다.

올해 A형 간염의 특이점은 두가지다. 첫번째는 말한 것도 없이 빠른 감염 속도다. 이런 진행이라면 최근 몇 해 사이 감염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 2017년(4419명) 수준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다.

두번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점이다.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볼때 전국의 A형간염 확진자중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있다. 현재 감염 확진자 3600명중 1900여명이 서울과 인천 경기도 거주자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 1월 122명에서 2월 142명, 3월 347명으로 늘더니 이달에는 430명 가까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감염 확산 속도가 유난히 가파르다. 인구가 엇비슷한 서울에 비해 감염자는 두배도 더 된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A형 간염은 주로 오염된 물, 음식, 대소변 등을 통해 사람의 손과 입을 거쳐 감염된다. 위생습관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잠복 기간이 길어 환자들이 무엇을 먹었는지 등을 기억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질병관리본부도 “A형간염 환자들 중 30~40대가 가장 큰 비율(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아 낮은 항체양성률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정도다. 과거에 비해 위생상태가 개선되면서 197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어릴 때 A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지 않았고 그로인해 면역력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원인을 찾지 못하니 대책도 예방을 더 철저히 하라는 정도에 그친다. 사실 특별한 치료제도 없다. 예방접종만이 최선이다. 하지만 비용부담이 만만찮다. 2012년 이후 출생자는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할 수 있지만 그보다 나이 많으면 자비 부담을 해야한다. 보건소에선 5만원 이내의 비용으로 가능하지만 민간병원에선 10만원 가까이 들어간다. 만 40세 이상 성인은 항체 검사 후 항체가 없는 경우에 한해서 접종이 가능한데 검사에도 3만원의 비용이 든다.

A형 간염이 다시는 유행하지 않도록 근원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부 예산으로 부담해 주지 못한다면 좀 더 철저한 홍보노력이라도 기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술잔을 돌리고 찌게를 같이 떠 먹는 식습관의 개선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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