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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선수교체 요구하더니 먼저 김영철 바꿔, 왜?
-美국무부 “건설적 협상 관여 준비돼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톱 다운’ 해법 촉구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비핵화협상 배제를 주장하던 북한이 최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전격 교체하며 선수를 치고 나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새로 구성된 당ㆍ정ㆍ군 간부들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찍은 기념사진에서 김영철은 김 위원장 바로 뒷편에 자리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대남ㆍ대미업무를 총괄해온 통일전선부장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서 장금철 당 부장으로 교체하면서 향후 북미협상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은 김영철 교체에 대한 직접적 반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국가정보원이 2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김영철은 최근 북한의 노동당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를 전후해 교체된 것으로 파악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 네 차례 북중정상회담 때마다 깊숙이 관여했던 김영철은 이번 북러정상회담 수행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물론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러시아로 향하는 환송행사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인사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회담 결렬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풀이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하노이에서 김 위원장이 보여준 비현실적 협상전략은 그의 눈과 귀가 강경파들에 의해 가려져 합리적 판단에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김영철에 대한 의존도를 현저하게 줄인 것은 북미 비햅화협상에 매우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북미협상 ‘투 톱’이라 할 수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사실상 협상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하던 북한이 먼저 선수 교체에 나선 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톱다운’식 해법을 촉구하면서 미국도 협상파트너를 바꾸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4일(현시지간) 김영철 교체에 대해 “우리는 관련 보도들을 인지하고 있다”며 “앞서 밝혀온대로 우리는 여전히 건설적인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표명했다. 다만 미 조야에서는 강경 군부 출신으로 두 차례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통해 북미정상회담 물꼬를 트는 등 중책을 맡아왔던 김영철이 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향후 북미협상구도가 어떻게 변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미국 내에서는 김영철의 강경기조가 북미협상에 적잖은 걸림돌이 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현재로선 북한의 대미협상 채널은 통전부에서 외무성으로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최근 외무성 제1부상으로 승진하고 노동당 중앙위원과 국무위원, 최고인민회의 산하 외교위원회 위원으로 각각 선임된 최선희가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장금철은 대미업무와는 거리를 두고 대남업무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장금철은 50대 후반으로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출신과 학력 등은 자세히 파악되지 않은 다소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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