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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어벤져스' 흥행 광풍, 한국의 막강 팬덤과 유별난 이유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24일 개봉한 어벤져스 시리즈의 완결판인 마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어벤져스4)’이 보고 싶어도 보기 힘들 정도로 한국에서 흥행 광풍이 일고 있다. 예매량이 200만 장을 돌파해 222만여 장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예상 관객수도 1천만명을 넘어 어디까지 갈지 궁금할 정도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인피티티 워’이후 지구의 마지막 희망이 된 살아남은 어벤져스 조합과 빌런 타노스(보시 브롤린)의 최강전투를 그리고 있다. 개봉 첫날인 24일 무려 2천855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상영 영화 10편중 9편 정도가 ‘어벤져스4’라는 얘기다. 상영시간이 3시간이 넘어가기 때문에 ‘어벤져스4’의 스크린 상영시간은 더욱 길어진다.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마블영화는 2008년 ‘아이언맨’이후 지난 11년간 21개가 상영됐다. 한국 누적관객수는 1억6백만여명이나 된다. ‘어벤져스4’도 전세계 최초로 한국과 중국에서 개봉됐다. 제작진이 한국을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생각한다는 얘기다. 한국인들의 유별난 마블사랑의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인들의 유별난 '마블 사랑'의 배경에는 우리 특유의 팬덤문화가 있다. 처음에는 만화 같아 아이들과 마니아들 위주로 좋아하다 점점 저변이 넓어져 성인들도 팬덤에 가세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마블 영화 원작인 만화는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태인 ‘그래픽 노블’이라 할 수 있는데, 성인들도 이를 무척 좋아한다. 여기에 캐릭터를 좋아하고 피규어를 모았던 현재 성인들이 지닌 키덜트 문화와 합쳐지며 중장년층으로까지 마블팬덤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매력적인 마블영화의 세계관도 한몫한다.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 시리즈의 세계를 의미하는 MCU(Marvel Cinematic Universe)는 영화 속 히어로들이 활동하며 방대한 세계관을 꾸려가고 있다. 마블영화는 슈퍼맨과 배트맨을 탄생시킨 DC코믹스에 비해 인간의 냄새가 더 난다. 그래서 세계관이 쿨하다. 정덕현 평론가는 “선악구도가 너무 명확하거나, 지구를 되돌리는 건 신(神)이 한다는 스토리는 허무하다”면서 “그에 비해 마블영화는 인간적 고민을 담고 있고 유머 코드도 적절히 들어가 많은 사람들이 즐긴다”고 설명했다.

가령, 마블영화는 악당(타노스)이 더 세게 나오는 등 악당 코드가 흥미롭다. 현실세계를 반영한 듯하다. 신(神)이 아닌 인간적으로 변화된 히어로에 관객들이 열광한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캡틴마블 등 캐릭터들이 부각되면서 각 영화의 스토리가 서로 연결, 공유되고 이야기가 풍성해지면서, 실패 확률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제는 성공이 보장된 시리즈가 된 듯하다.

마블팬들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느낀다”면서 디테일을 뽑아내며 각자의 해석을 곁들여 마블 영화 소비를 확장시키고 있다. 제작진은 계속 철학과 사회적 시사점에 투영시켜 의미를 더할 수 있게 ‘떡밥’을 투척해 ‘흥미 프레임’을 활성화시킨다. 그러다 보니 쿠키영상 하나만으로도 팬들의 엄청난 화제와 기대감, 궁금증을 올려준다.

첨단 CG 효과가 어우러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대한 호의적인 한국관객의 성향도 흥행을 거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재근 평론가는 “한국에서는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좋아하는 반면 프랑스 등 유럽의 다양성 영화는 흥행하지 못한다”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대표적인 작품이 어벤져스 시리즈다. 여기에 뭐가 뜬다 싶으면 그쪽으로 향하는 쏠림의 문화현상이 더해진다. 그 자체로 동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답답한 현실을 잊게 해줄 히어로들의 협동작전과 할리우드 특유의 가벼움, 내용 면에서 관객이 부담없이 볼 수 있다는 점, 가령 ‘배트맨’이 다소 무겁다면 어벤져스는 적절하게 위트와 유머를 깔아 재밌게 볼 수 있다는 점도 마블영화의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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