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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년 투쟁, 힘들지 않은 적 없어" 콜텍 노동자들 통한의 눈물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왼쪽부터),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박영호 콜텍 사장이 23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가스공사 서울본부에서 열린 콜텍 노사 조인식에서 정리해고 노동자 복직 등의 내용이 담긴 합의안에 서명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13년 투쟁에서 무엇이 제일 어려웠냐고많이들 물어봅니다. 13년 동안 어렵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13년째 복직 투쟁하다 환갑을 맞아 해고된 상태로 정년을 맞을 뻔했던 금속노조콜텍지회 김경봉 조합원이 감정에 복받친 듯 눈물과 함께 토해낸 한 마디였다.

김 조합원의 한 서린 눈물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다.

콜텍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23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콜텍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투쟁을 마무리하며 격정을 토로했다.

이날 콜텍 노조는 13년의 복직 투쟁을 마무리하는 노사 합의안에 정식 서명했다. 이인근, 김경봉, 임재춘 조합원 등 콜텍 농성자 3명은 5월2일부터 30일까지 약 한달 동안의 ‘명예복직’에 합의했다. 소정의 합의금도 받기로 했다.

공식 합의 조인식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발언한 김경봉 조합원은 “13년의 투쟁 속에 생계를 책임져야 했고 아이들을 돌봐야 했던 내 식구가 받은 고통…. 이 자리에서 정말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복직을 요구하며 42일간 곡기를 끊었다가 전날 잠정 합의로 단식을 중단한 임재춘 조합원은 “목숨을 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13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겠다”며 “만일 박영호 콜텍 사장이 노동자를 아끼는 사람이었다면 내 딸들이 어릴 때 그렇게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두 노동자의 발언 이후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인근 지회장은 “힘들고 모진 세월이었다. 가정을 버려야 했고 내 꿈을, 내 삶을 버려야 했던 13년의 세월이었다”며 “이런 세월이 있게 한 것은 바로 이 나라 법원이었다”고 말해 사측의 정리해고 정당성을 인정한 2012년 대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이 지회장은 “더이상 잘못된 정리해고로 10년 이상씩 거리에서 투쟁하는 노동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제2, 제3의 콜텍 노동자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평생직장에서 마음놓고 노동하고 삶과 꿈을 이루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생계를 이어가기보다 투쟁하기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이 지회장은 “노동자가 지치지 않고 싸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자본들은 오래 버티면 노동자들이 떠나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법칙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년 말부터 약 5개월 동안 콜텍 사측과 교섭을 이끈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거리에서 싸운 13년, 투쟁 과정은 일일이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콜텍 노동자들은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아직도 금속노조에 투쟁 사업장이 30여곳이 된다. 그 동지들에게 다시 관심과 애정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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