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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오기업 ‘깡통 공모’ 위기 앞에 서다
보수적 회계처리 기준 영향
연구개발 성과 자산화 못해
청사진만으로 투자모집 현실



올해 들어 코스닥 상장을 선언한 바이오기업이 ‘깡통 공모’ 위기다. 연구개발 성과의 자산인정 기준이 강화되면서 막연할 수도 있는 미래 청사진만으로 투자자를 모집해야 해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수젠텍과 마이크로디지탈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각각 이전상장(코넥스→코스닥)과 신규상장을 위해서다.

수젠텍은 지난해 초에 6억원 수준의 개발비 자산이 있었으나 같은해 4억8000만원 가량을 손상차손으로 잡았다. 1억2000만원 가량의 상각액(5년간 상각)까지 포함되자 개발비가 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마이크로디지탈 역시 무형자산으로 잡은 개발비가 1억2700만원 수준이었는데, 손상차손으로 1억600만원 가량이 잡혔다. 여기에 무형자산(5년간 상각) 상각비로 약 2100만원 가량이 잡히면서 개발비 자산이 아예 남지 않게 됐다. 지난 2월 상장된 이노테라피 역시 무형자산 개발비는 0원인 상태다. 손상차손이란 자산 시장가치의 급격한 하락이 예상돼 미래 가치가 장부가보다 현저하게 낮아질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이를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뜻한다. 어떤 기업의 개발비 자산 손상차손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그 개발 관련 제품이 미래 수익 실현을 인정받지 못했단 뜻이다. 결국 불확실한 추정이익을 바탕으로 공모자금을 끌어들일 수 밖에 없다.

수젠텍은 3년 뒤 당기순이익(현재가치 기준)을 95억원으로 예상, 180억~210억원 가량의 자금을 모집 중이다. 수젠텍은 지난해 매출 54억원, 당기순손실 409억원을 기록했다. 자가면역질환ㆍ알레르기ㆍ결핵 등 질병에 대한 진단 기술을 보유한 수젠텍은 글로벌 자가면역질환 진단시장이 오는 2021년까지 연평균 12.7%, 알레르기 시장은 2022년까지 연평균 10.4% 수준으로 커지면서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디지탈의 지난해 경영실적은 매출 47억원, 당기순손실 16억원이. 2021~2023년 예상 순이익의 평균 금액(현재 가치 기준)인 40억원 가량을 바탕으로 140억~161억원 가량을 공모하고 있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인체 질병 분석에 사용되는 전자동 면역분석기기인 ‘Diamond(다이아몬드)’가 주요 매출로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오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96well 진단키트(최대 96개 시료를 분석할 수 있는 마이크로플레이트)’가 상용화되면 매출 증대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바이오 기업 개발비를 자산화할 것이냐, 즉시 비용처리 할 것이냐를 두고 논쟁이 심했고, 좀더 보수적인 회계처리가 업계 기준이 되면서 상장예정기업들이 개발비를 자산으로 잡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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