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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플레 아니라는 한은 진단에 증권사들 비판 왜?
이주열 “경기물가 1%대 중후반”
증권가 “근원물가 상승률 0%대”
기준금리 인하여부 이견 드러내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디플레이션(지속적 물가 하락)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한 데에 증권가에선 “시장 여론과 동떨어진 인식”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장기 통화정책도 염두에 둬야하는 한국은행과, 영리를 위해서는 채권가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증권사들의 근본적인 인식차이를 엿볼 수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저물가 우려와 관련 “디플레 발생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견해를 밝혔다. “경기상황과 관련이 높은 물가지표를 따로 놓고 분석하면 물가는 1%대 중후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약세, 정부 복지정책 강화 등이 물가에 일시적 하방압력을 가했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4%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이 총재의 진단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근원 인플레율이 낮고 GDP 갭(잠재GDP와 실질GDP의 차이)도 마이너스에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견해와는 차이가 있는 발언”이라면서 “유류세 인하 연장이나 지난해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던 점을 고려하면 인플레보다는 디플레 쪽이 더 우려된다”고 반박했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율은 각각 0.4%, 0.8%로 떨어지며 한은 물가안정목표(2.0%)와 크게 벌어졌다. 수요측 물가압력을 보여주는 GDP 갭은 내년까지 마이너스를 이어갈 전망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 수치만 보면 2013년부터 7년째 물가 목표 2%를 밑돌고 있어 디플레가 아니라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디플레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더라도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디스인플레’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물가가 목표수준을 하회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만큼 저물가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방어한 것 같다”며 “물가 때문에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시장에 당분간 동결하겠다는 의중을 밝힌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물가가 하반기에 오르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인다는 전망엔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장재철 KB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상승세 등을 고려할 때 “올 하반기에는 물가가 1%대 후반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류세 인하 등 일회성 요인이 해소되면 물가가 올라갈 여지가 있어 아직 디플레가 아니라는 지적에 공감이 간다”면서 “물가, 경제에 대한 판단을 고려할 때 현재까지로는 금리인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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