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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트르담 화재]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왜 조기진화 어려웠나
우뚝 솟은 고딕 건축물
수백년 된 목재 빔 등 접근 어려워
“공중에서 물 떨어뜨리기도 어려워”

15일 화재가 발생한 노트르담 대성당 모습 [AP]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5일(현지시간) 큰 불이 나 지붕과 첨탑이 무너졌다. 큰 불길은 화재 발생 약 5시간 만에 잡혀, 13세기 쌍탑과 서쪽 정면 등 주요 구조물은 불길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화재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수백년 된 목재 빔과 돌 외관, 우뚝 솟은 고딕 건축물 등이 불길을 잡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화재 진압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지붕의 프레임을 형성하는 나무 천장 빔에 접근하는 것이었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G. 키스 브라이언트 미연방소방국장은 “노트르담 대성당은 오래된 연식과 거대한 크기, 석조 벽과 나무 대들보를 특징으로 하는 프랑스 고딕 양식이어서 불을 끄기 힘든 장소”라며 “이런 건물은 소방관이 내부에서 불을 끄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일단 빔에 타기 시작하면, 돌의 외관은 건물 밖의 소방관들이 화염에 도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기때문이다. 이 돌은 열과 연기를 가둬 내부에서 일하는 것을 막는다.

미국 세인트 루이스 소방서의 전 소방관 그레이브 파브르는 “불길한 불이 될 것이라는 점은 화재 후 첫 20분 간 꽤 분명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높이도 불이 숨쉴 수 있는 추가적인 산소를 제공하거나 불길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 뉴욕의 존제이대학의 화재현상론 교수 글렌 코벳도 “이런 상황에서 소방관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15일 화재가 발생한 노트르담 대성당 모습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항공기 선택도 비현실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아마도 날아다니는 수상 유조선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며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벳 교수는 “어떤 비행기 조종사도 정확히 그 한 지점에 물을 떨어뜨릴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공기가 너무 희박한데다 더운 공기 중에는 헬리콥터를 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 당국도 트위터를 통해 “이미 화재로 훼손된 노트르담 대성당에 공중에서 물이 쏟아지면 전체 구조물이 붕괴될 수 있다”며 소방 항공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를 밝혔다.

CNN은 “화재를 다루기 어려운 노트르담 대성당의 특징에도 불구하고 두개의 종탑과 주요 건물은 구조됐다”며 “파리 소방대원들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내무부가 이날 공개한 비디오에 따르면, 프랑스 당국은 400여명의 소방관을 배치하고 센 강에서 나온 물을 퍼 올리며 무인기를 띄워 피해 상황을 조사했다. 400여 명의 소방관들은 대성당의 상당 부분을 지킬 수 있었다.

뉴욕시 소방 본부의 전 청장인 토마스 본 에센은 “소방관들이 이날 화재를 진압하고, 건물의 많은 부분을 지켜낸 것은 엄청난 노력”이라며 “소방관들은 크게 칭찬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간 130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이자 역사적 장소인 노트르담 대성당은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00여 년에 걸쳐 완성됐다. 수년 전부터 그 동안 누적된 대기오염 등으로 일부가 부식, 훼손돼 전문가들로부터 상태가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았다. 지난해부터 대규모 복원공사를 진행 중이었으며, 그 중심은 중심부 나무와 납으로 건조된 첨탑이었다.

‘노트르담의 화살’로 불리는 첨탑은 특히 납이 녹아내리고 균열이 발생해 약 4년 간 1100만 유로(약 140억원)를 투입해 보수할 예정이었다. 노트르담 성당은 지난 1990년 마지막으로 보수작업을 거쳤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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