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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산업, 반도체보다 더 시장성 정책적 지원땐 잠재력 무궁무진”
협력사들 “시장확대” 한목소리
“신규업체 발굴보단 물량확대를”



KAI가 커가는 동안 협력사들 역시 항공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동반성장했다.

KAI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기술품질 기준을 통과한 협력업체들은 우리 군은 물론 보잉, 에어버스 등 해외 항공기 제작업체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까지 도달했다.

KAI에 알루미늄 원자재, 복합소재, A350ㆍB777X 날개 부품 공급과 자재 전가공 등을 맡고 있는 디앤엠항공은 1990년 창립 이후 당시 삼성항공과의 거래를 시작으로 항공사업에 진출한 초창기 멤버다.

황태부 디엔앰항공 대표는 “당시 직원 3명으로 출발한 사업이 현재 직원수 58명에 연매출 60억원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며 “KAI와의 인연이 지금의 회사를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KAI와의 오랜 거래기간을 인정받아 협력사 대표들과 KAI간의 소통채널 역할도 맡고 있다. 각 협력사들은 제조ㆍ설계ㆍ군수ㆍ국산화 등 4개의 자발적 분과별 모임을 통해 취합된 의견과 애로사항 등을 주기적으로 KAI에 전달하고, 이를 해소해 나가고 있다.

KAI는 이를 위해 사내 동반성장실을 조직하고, 이곳을 통해 협력사와의 공존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황 대표는 KAI의 신규협력사 확대와 관련 취지에 공감하면서 항공산업 활성화에 기대를 보였다.

황 대표는 “기술력을 쌓아온 기존 협력사들은 전문성을 강화하고, 그 외의 부문에서 신규업체들이 기반을 넓힌다면 항공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항공산업 진입이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업체의 신중한 선정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 당국의 정책적 지원이 선행돼야한다고 힘줘 말했다.

항공산업이 수요처가 한정돼 급격한 시장 확대가 힘든 만큼 그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라는 주장이다.

황 대표는 “시장이 크지 못한 항공산업이 반도체보다 더 성장성이 높다”며 “주변 항공 강국들이 각국의 항공산업 보호조치를 강하게 펴고 있는데, 이를 해소할 외교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항공전자장비 생산업체인 에어로매스터 서정배 대표는 2002년 창립이후부터 지금까지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그 사이 1억원도 안되던 거래규모는 100배 넘게 커졌다. 현재 에어로매스터는 한국형 기동헬기용 데이터접속 시스템과 한국형전투기(KFX)에 들어가는 자료전송 저장장치(DTE-AVR) 개발도 수행하고 있다. KAI가 제작한 항공기에 탑재돼 성능을 인정받은 항전장비들은 해외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서 대표는 “해외사업은 처음이 힘들지 한번 물꼬를 트면 이후 사업 진출이 수월해지는 게 사실”이라며 “KAI와 거래를 통해 쌓은 실적과 기술협력 등이 해외진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KAI가 추진하고 있는 협력업체 확대 방안에 대해 기존 시장 질서를 해치지 않는 균형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신규업체 발굴에만 치중해 사업 발주 요건을 지나치게 낮춰서는 안된다는 우려다. 서 대표는 “KAI가 외주 정책을 바꿔 입찰 대상을 늘리며 기술적으로 민감한 부분까지 개방해 자칫 보안사항까지 공개될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서 대표는 끝으로 이처럼 업계와 시장이 한꺼번에 클 수 있는 해법을 ‘물량’이라고 단언했다.

서 대표는 “시장의 플레이어가 크게 늘어나면 그만큼의 먹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발주 물량이 제한된 상태에서 자칫 저가입찰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항공산업 발전 방안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천=유재훈 기자/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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