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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셋값 ↓…“중개비 아끼자” 직거래 봇물
신규입주 아파트 물량 쏟아지자
임대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 노크
피터팬 매물등록 月최대치 경신
소형주택은 물론 아파트로 확대



#. 회사원 김모(36)씨는 지난 3월 말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분양받은 아파트의 입주를 앞두고 전세매물을 내놓기 위해 가장 먼저 직거래 플랫폼을 찾았다. 김 씨는 “비슷한 시기 주변에서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탓에 전셋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부동산 수수료라도 아끼려고 직거래를 살펴보게 됐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중개업자를 통하지 않고 거래 당사자끼리 거래하는 부동산 직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온라인 직거래 커뮤니티 등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교류할 수 있게 된 데다 주택 가격이 올라 공인중개사에게 내는 수수료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16일 국내 최대 부동산 직거래 커뮤니티인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에 지난 3월 한 달 동안 등록된 전국 주거용 직거래 매물은 총 2만3880건이나 된다. 이 회사가 지난해부터 통계를 발표한 이래 월별 기준 최대치다. 이 커뮤니티에서는 국내 가장 많은 부동산 직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매년 직거래가 늘어왔기 때문에 지난해 이전부터 따져도 지난달 직거래 등록 매물수는 역대 가장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직거래 매물 등록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6.4% 증가한 수치다. 올 들어 3개월 간 등록된 매물은 6만4974건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3월 서울에서 나온 매물이 1만2270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인천이 6165건, 지방이 5445건으로 뒤를 이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서울에서 8.5% 늘어나는 동안 경기·인천과 지방은 각각 22.4%, 30.5% 증가했다.

대상은 원룸이나 투룸 같은 소형주택 임대차 거래 위주에서 아파트 전세나 매매까지 확대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10억원대 이상도 직거래 매물로 나왔다.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15억원에, 중구에서는 ‘서울역센트럴자이’ 전용 72.9㎡는 13억원에 매매 물건으로 올라왔다. 서초구 반포동, 강남구 도곡동 등 강남권에서도 5억원대 이상의 전세 매물이 등록됐다.

직거래가 활발해진 것은 플랫폼이 다양화된 영향이 크다. 집주인들은 다양한 경로로 매물 정보를 얻고 직거래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거래가격이 올라 공인중개사에게 내는 수수료 부담이 커진 것도 한 몫하고 있다. 6억원짜리 아파트 전세 매물을 내놓은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공인중개사에게 지불하는 수수료는 2년마다 480만원(최대 수수료율 적용) 정도다. 10억원짜리 아파트를 매매한다면 중개보수는 900만원에 이른다. 직거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추가해도 수수료는 훨씬 줄어든다.

중개업자를 통하지 않는 부동산 직거래가 늘면서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서비스도 속속 나와 주목된다. 피터팬의 경우 보험서비스에 이어 법률 AI서비스, 전자계약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자체가 돕는 경우도 나왔다. 서울 노원구는 생애 처음으로 부동산계약을 하는 청년층들을 지원하는 ‘부모안심! 전월세 구하기’ 사업을 하고 있다.구청이 청년·대학생이 부동산 계약을 할때 현장을 함께 방문해 계약서 내용을 확인하는 등의 지원사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물 노출 수단이 다양해지면서 다른 중개 플랫폼과 직거래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는 수요자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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