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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영화 제작 비용 실시간 관리 어플 나왔다
-UFO Production 박경수 부사장 기획 개발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일 년에 드라마와 영화 등 영상물 제작에 드는 비용은 무려 2조원 정도가 된다. 하지만 이 많은 제작비를 관리하는 시스템은 허술한 편이다. 다양한 제작 단위별로 제작비 사용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만약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제작비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제작현장에 적용한다면 얼마나 효과적일까?

실제로 실시간 제작비용을 입력하고 제작비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제작비 관리 어플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이른바 제작비용 관리 시스템인 ‘PCM’(Production Cost Management 프로덕션 코스트 매니지먼트) 어플은 투자자와 제작자에게 제작비 사용 내역을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보여주며, 제작비 사용처에 대한 실시간 체크와 관리를 할 수 있다.

‘PCM’의 개발자는 콘텐츠 제작사인 UFO Production의 박경수 부사장이다. 오랜 기간 매니지먼트와 드라마 제작을 해온 박 부사장은 IT 솔루션 업체인 (주) 알디와 공동 기획해 제작비용관리 어플 ‘PCM’을 개발됐다.

박경수 부사장은 과거 배우 김현주의 매니저였고, 인터넷 소설이 원작인 영화 ‘내사랑 싸가지’ 대본 작업에 참가했다. 또 2006년 MBC 사내 벤처 공모를 통해 설립된 사내 독립기업 1호 스토리허브 재직 시절 ‘아현동 마님’과 ‘스포트라이트’ 기획과 제작에 참가했다. 수많은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제작비가 산발적으로 사용되면서 비효율적으로 집행되는 현장을 자주 목격했다.

“한 해에 제작되는 지상파, 케이블, 종편의 드라마가 200편에 달한다. 웹드라마까지 합치면 400편 정도 된다. 영화는 2018년 450여편이 제작됐고, 개봉을 한 편수는 150여편 정도가 된다. 한 해에 2조원 정도의 제작비가 액셀에 보관돼 공유되는 정도의 주먹구구식 정산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PCM’은 이를 투자자와 제작자들이 실시간으로 공유해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어플이라 사용가치가 충분하다.”

박경수 부사장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 법적 근로시간이 엄격하게 정해지면서, 초과근무 등 금액이 확실하게 결정돼 제작 비용 관리 어플 제작이라는 아이디어를 세울 수 있었다”면서 “지금까지는 제작비용이 실시간으로 카운트가 되지 않아 연출자조차도 제작중에는 얼마를 썼는지 알 수 없다. 섭외비, 현장비, 보조출연료 등이 한달뒤에 카운트된다. 이를 미리 알면 제작비를 좀 더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PCM’은 현장에서 프로듀서가 출연자 관리, 장소 사용료, 차량 관리, 식대 관리, 숙박관리 등을 휴대폰 어플 화면을 통해 입력하면 실시간 제작비 사용 현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전체 스케줄이 들어가게 되고 회차 정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로그인만 하면, 자금을 투자한 분이 자금 사용 내역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출연료, 보조출연료, 장비 사용료 등은 영화에도 적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투자사들이 나중에 정산표를 받아볼 때 투명성을 의심할 수도 있지만, ‘PCM’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작비 사용현황을 보고 있으면 투명성도 높아지고, 제작비를 실시간으로 어떻게 절약할지에 대한 협의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박경수 부사장은 ‘PCM’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다. 콘텐츠 제작사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문화체육부와 협의해 어플을 계속 업그레이드시키고 유지보수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한 프로젝트 끝나면 백서를 만들기도 쉬워진다.

드라마나 영화가 콘텐츠의 힘만으로 유지되는 시대가 아니다. 기획과 제작 단계에서 자본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야외 촬영이 갈수록 힘들어진다. 기획 단계에서 세트에서 할 수 있게 써나가야 한다. 드라마 ‘SKY 캐슬’은 거의 한 공간에서 모든 걸 풀어나갔다. 작가가 글을 임팩트 있게 써 캐릭터들이 입체감이 생겼다. ‘SKY 캐슬’은 길 위에서 흘리는 돈 없이 제작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박경수 부사장은 과거 금융자본이 드라마계에 들어와 불투명하게 사용돼 그 자본들이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면서 제작비 투명의 문제를 인식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제작비 사용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다.

“예전에는 야외제작 70%, 실내제작 30%라면 이젠 반대의 상황이다. 집단작가체제도 조금씩 정착하고 있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는 한계가 있다. 서로 생각이 다르지만, 재밌는 이야기를 함께 끌고가는 툴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콘텐츠 제작의 협업 체제에서는 갈수록 기획 프로듀서의 역할이 커진다. 외주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의 힘이 커진 것도 퓨로듀서의 역량이 작용했다. 과거에는 PD가 기획과 연출을 했지만, 이제 기획단계에서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처럼 몇 신(scene) 이상 못찍는다는 그런 시스템이 우리에게도 필수가 되고 있다. 제작비용 관리 어플은 그런 제작 시스템 변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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